기후변화로 빠르게 녹고있는 빙하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 빈번해져

물그릇 확보, 위기 대응의 핵심

한국수자원公 댐·지하수 프로젝트

첨단 기술로 물 관리 효율화 목표

이선익 K-water 한강유역본부장
이선익 K-water 한강유역본부장

3월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1992년 UN에서 지정한 이후 34년째 이어오며 매년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있다. 올해 세계 물의 날 UN 공식 슬로건은 ‘빙하 보전(Glacier Preservation)’이다. 빙하는 세계 담수의 약 70% 정도를 차지하며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십년 간의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 세계기상기구의 ‘2024년 기후 현황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년간 600기가톤 이상의 빙하가 사라졌으며, 이는 세계 연간 물 소비량의 약 13%에 달한다. 이는 빙하가 유지하던 기후 조절기능의 붕괴로 이어지며 이로 인하여 홍수, 가뭄 등의 이상기후가 더욱 자주, 강하게 발생하게 된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는 산불로 400조원에 달하는 재산피해와 21만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큰 피해가 발생한 이유는 수년간 이어진 가뭄으로 초목이 건조하고 비상용수가 모자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인 2월 중순에는 이틀간 151㎜의 폭우가 내려 산불 피해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하였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기후위기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2022년 서울, 2023년 충청권에서는 폭우가 쏟아져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광주·전남 일대에서는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하는 등 한반도 또한 극심한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지구의 순환시스템이 변화하면서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것은 홍수, 가뭄과 같은 물 문제이다. 이러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UN,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는 각국에 물그릇 확충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물그릇 확보에 적극적이다. 중단되었던 댐 건설 프로젝트를 재개하고 저수지 건설에 추가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신규 물그릇 확보, 기존시설 운영 고도화 등 기후변화 극복을 위하여 이·치수 정책을 새롭게 다듬고 있다.

이처럼 물 문제 해소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이 되는 상황에서 국내 유일의 물 전문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먼저 극한기후에도 마르지 않도록 물그릇을 키우고 있다. 전통적 물그릇인 댐의 경우는 지역건의댐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댐 건설이 필요한 지자체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공사가 실제 건설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작년에는 최초의 지역건의댐인 강원도 원주천댐이 준공되었고 경북 봉화댐, 포항 항사댐 등은 현재 추진 중이다.

수자원 확보가 어려운 도서 및 내륙지역을 대상으로는 지하수 저류댐을 도입하고 있다. 지하수 저류댐은 지하에 물막이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저장하는 시설이다. 2020년 인천 대이작도를 시작으로 인천 덕적도, 경기도 양평군 등으로 확대 중에 있고 실용성도 증명되었다. 2023년 광주 전남 가뭄 당시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을 통해 8천여 명의 주민들에게 50일간 12만t의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였다.

댐, 지하수 등 새 물그릇 확보뿐 아니라 기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량 또한 기후위기 대응에 중요한 요소이다.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극한기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디지털트윈, AI 등 첨단 초격차 물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물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지금 순간에도 세계 곳곳은 급격한 기후변화로 홍수, 가뭄 등 재해에 고통받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국민 모두가 깨끗한 물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의 노력이 눈앞에 다가온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선익 K-water 한강유역본부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