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
강용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설립 취지와 달리 공정성과 교육적 목적이 희석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피해 학생의 보호와 가해 학생의 교육적 선도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구다. 그러나 일부 보호자들이 형사사건과 유사한 방식으로 대응하거나, 법률 전문가를 동원해 심의 절차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면서 그 본질적 역할이 퇴색하고 있다.

따라서 본래 목적 회복을 위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우선 심의 절차와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고,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피해 학생의 진술과 정황 증거를 신중히 검토할 수 있는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심의위원회의 역할이 사건 발생 후에 국한되지 않도록 학교폭력 예방 및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위원의 전문성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양질의 전문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위원들에게 체계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한 심의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피해 학생이 심의 과정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법적·심리적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맞신고로 인해 피해 학생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비밀 유지와 심의 과정의 객관성을 철저히 보장하는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 입시 대응을 위한 처벌 최소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부 기재 기준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가해 학생이 진정한 반성과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교육적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무조건적인 처벌 회피를 목적으로 한 대응 전략이 작동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맞신고를 통해 사건을 쌍방 가해로 몰아가는 행태를 방지하고, 피해 학생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나친 입시 대응으로 인해 가해 학생의 처벌이 부당하게 축소되는 문제를 해결, 학교폭력 심의가 교육적 본질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새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강용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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