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문화예술회관 삭발 등 눈에 띄는 초선 주목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인천에서는 윤환 계양구청장의 소신 행보가 눈에 띈다. 윤 구청장은 지난 12월부터 줄곧 윤 대통령의 신속한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탄핵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기초자치단체장은 인천에서 윤 구청장이 유일하다.
윤 구청장은 지난 17일부터 유동 인구가 많은 인천도시철도 1호선 계산역, 작전역 등지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윤석열! 탄핵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서는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이뤄지는 날까지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윤 구청장은 지난해 12월에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표결하기 전에도 1인 시위를 벌였다. ‘불법계엄·내란사태’ ‘윤석열! 탄핵하라!’ ‘민생회복·정국안정’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오가는 시민과 인사를 나눴다. 당시 윤 구청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탄핵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 통탄했다”면서 “구민의 민생을 챙겨야 할 구청장에게는 국정이 빨리 수습되도록 촉구할 책임이 있다”며 1인 시위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탄핵을 두고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이 목소리를 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런데도 윤 구청장이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인천 10개 군·구 기초자치단체장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2명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면서 인천의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이들 사이에서 초선인 윤 구청장은 ‘계양구의 발전’이라는 명목을 앞세워 강렬한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인천시청 앞 광장에서 계양구 지역에 인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해 달라고 촉구하며 삭발식까지 벌였다. 공식석상이 잦은 구청장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윤 구청장이 벌인 삭발식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도 있다.
그만큼 예술회관 유치에 사활을 건 셈인데, 주민 30여명까지 삭발식에 동참하면서 ‘무리한 퍼포먼스’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인천지역 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도 현안을 두고 인천시와 자주 대립각을 세우는 등 소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계양구는 지난번 총선과 지선 등 선거에서 연이어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다. 조기 대선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지방선거에서는 분명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한다. 재선을 노리는 윤 구청장에게 이 같은 행보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작용될지 주목된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