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F1 취재한 저널리스트 사와드

불안한 정치적 상황 근거 로 글 작성

SNS서도 비판… 市 “내달 사전용역”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한 장면 /F1 홈페이지 갈무리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한 장면 /F1 홈페이지 갈무리

인천시가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대회 유치를 추진하는 가운데 F1 전문 저널리스트 ‘한국은 엉망’이라고 혹평하면서 대회 유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 세계 F1 대회 현장을 37년째 취재하고 있는 영국인 저널리스트 조 사와드(Joe Saward)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F1 대회의 아시아 지역 개최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

사와드는 F1 그룹 스테파노 도미니칼리(Stefano Domenicali) CEO와 루이스 영(Louise Young) 프로모션 이사가 지난 16일 호주 멜버른 대회를 마치고 태국과 중국을 찾아 대회 준비 상황을 살폈다는 소식을 전하며 향후 F1 개최 지역들에 대한 평가를 남겼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안정적인 개최지를 찾기란 어렵다(It is hard to find such things in today‘s world)”며 “한국은 엉망이고(Korea is a mess), 마드리드(스페인)는 반쯤 잠이 든 것 같으며, 미국조차도 불안정해 보인다(US seems pretty unstable)”고 했다.

이어 “태국은 대회를 유치하기에 좋은 후보 중 하나”라며 “(태국 국적 F1 선수인) 알렉산더 알본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태국 정부가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했다.

사와드가 한국과 미국의 대회 유치 상황을 혹평하고 태국을 높게 평가한 것은 각국의 정치적 상황이 대회 유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F1 그룹은 대회 개최를 추진하는 국가의 정부와 협의해 안정적인 대회 운영을 중요시하는데,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본 것이다.

한국의 F1 그랑프리 유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한 게시글을 보고 F1 마니아들이 우려하는 댓글을 달았다.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창 갈무리
한국의 F1 그랑프리 유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한 게시글을 보고 F1 마니아들이 우려하는 댓글을 달았다.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창 갈무리

사와드는 1988년부터 전 세계 F1 대회 현장을 모두 찾아 취재한 이력을 가진 모터스포츠 전문 저널리스트다. 그가 한국의 F1 대회 유치를 회의적으로 평가한 글이 국내 F1 마니아 커뮤니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확산하면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천의 F1 유치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사와드의 글이 실린 SNS 게시물에 댓글을 단 한 누리꾼은 “인천에 서킷이 생긴다 해도 국가적인 지원이 없는 한 FIA(국제자동차연맹)에서 대회 유치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인천시는 태국과 중국 등 F1 대회 유치를 준비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동향을 살피면서 F1 그룹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태국의 경우 2027년 개최를 목표로 했으나 예상보다 절차가 늦어져 2028년으로 미룬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음 달 중 F1 그랑프리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하고, F1 그룹 측과 협의하면서 대회 유치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