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
2m31로 우승…2위 커와 목말 세레머니도

‘스마일 점퍼’ 우상혁이 ‘파리 올림픽 챔피언’ 해미시 커(뉴질랜드)를 꺾고, 3년 만에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28·용인시청)은 지난 21일 중국 난징 유스올림픽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5 세계실내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1을 넘고 우승했다.
지난 2022년 베오그라드 대회 챔피언(2m34)인 우상혁은 지난해 글래스고 대회에서는 3위(2m28)를 차지했다.
올해 난징에서 다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우상혁은 3년, 2개 대회 만에 ‘세계실내선수권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았다.
또 우상혁은 지난 2010, 2012, 2014년에 연속해서 메달을 딴 이반 우코프(러시아) 이후 11년 만에 탄생한 ‘세계실내선수권 3회 연속 메달리스트’로도 기록됐다.
선수 소개 때 태극기를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며 “파이팅”을 외친 우상혁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2m14, 2m20을 1차 시기에서 넘었다.
2m24에서는 1차 시기에서 바를 건드렸지만, 2차 시기에서는 바와 상당한 거리를 둔 채 여유 있게 성공했다.
이번 대회 남자 높이뛰기에는 13명이 출전했는데 바가 2m28로 높아졌을 때는 우상혁을 포함해 6명만 남았다.
우상혁은 2m28을 1차 시기에 넘고 포효했다. 2m28을 넘은 선수는 5명이었지만, 1차 시기에 성공한 선수는 우상혁과 커, 두 명뿐이었다.
공동 1위로 나선 우상혁은 2m31도 1차 시기에 넘으면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커는 2m31을 1∼3차 시기에서 모두 실패했다. 올 시즌 세계 1위 기록(2m34)을 보유한 신예 올레 도로슈크(우크라이나)도 2m31의 벽을 넘지 못했다.
커는 2m28로 2위를 했다.

우상혁은 우승이 확정되자, 굳이 더 높은 기록에 도전하지 않고 태극기를 두른 채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준우승한 커는 우상혁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어깨를 내주고 ‘목말’을 태웠다.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첫째 날,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이었다.
우상혁은 22일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나 “커와 나는 서로 챔피언이라고 부르며 장난치는 정말 친한 사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내가 우승하자 커가 가정 먼저 포옹하며 축하해줬다. 김도균 감독님이 커와 내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는데, 커가 내게 ‘매트 위로 올라가라’고 하더니, 목말을 태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부터 커를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한 번 느꼈다”며 “우리는 정말 좋은 친구로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챔피언에 오른 우상혁의 다음 목표는 구미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일본 도쿄 실외 세계선수권 우승이다.
그는 “도쿄 올림픽이 열렸던 장소에서 치르는 세계선수권에서, 행복한 점프를 하고 싶다.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라며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