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사와 곳곳 누비며 향토사 배워

다양한 연령 참여 4년째 운영 ‘인기’

오는 10월 말까지 격주 토요일 진행

유호명 경동대 대외협력실장이 지난 22일 의정부시 용현동 정문부 묘소에서 북관대첩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3.24 /의정부문화원 제공
유호명 경동대 대외협력실장이 지난 22일 의정부시 용현동 정문부 묘소에서 북관대첩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3.24 /의정부문화원 제공

인문학을 통해 도시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향토사 강좌가 의정부에서 인기를 얻으며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의정부문화원은 최근 ‘현장형 도시 역사인문학 걸음마’라는 인문강좌를 개설했다. 걸음마는 ‘걸으면서 음미하는 마을 이야기’를 줄인 말이다. 이 강좌는 도심 곳곳을 누비며 그 속에 숨은 역사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는 역사 공부로,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2022년 처음 시작된 강좌는 지난해까지 3년간 모두 44회의 강의를 열었다. 올해는 지난 22일 첫 강의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말까지 격주 토요일마다 진행될 예정이다. 매번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의정부 지역을 걸으며 현장에서 지명이나 유적지에 얽혀 있는 역사를 배우게 된다. 평소 그냥 지나쳤던 곳을 새롭게 보게 되고 몰랐던 역사 지식을 얻게 된다.

첫 시간에는 강사인 유호명 경동대학교 대외협력실장이 30여 명의 수강생과 함께 의정부경전철 어룡역과 용현동 일대를 걸으며 이 지역에 사당이 있는 설학재 정구(1350~1418) 선생과 충의공 정문부(1565~1624) 선생에 관한 역사를 살폈다.

의정부문화원의 걸음마 강좌는 최근 전문가들로부터 ‘공공역사(public history)’의 귀중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공공역사는 비전공 일반인을 대상으로 저변을 넓히는 역사학으로 지역사회는 공공역사의 중요한 학습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 크리에이터인 한경희씨는 “지자체마다 지역사 공유에 노력하지만, ‘걸음마’는 특히 독특하고 효과적이다. 소수만 읽고 서재나 도서관에 박제되는 책보다 수십 배 확산 효과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걸음마 강좌를 이끌고 있는 유 실장은 “의정부라는 지역사회를 무대로 하는 걸음마 강좌는 공공역사의 실천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