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인천경제청·중구 용역보고회

추정보수비 200억, 재검토 필요

6월 목표 시범운영… 내년 전망

인천시 중구 영종도 하늘도시에 설치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이 10년 넘게 방치돼 있다. 2025.3.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 중구 영종도 하늘도시에 설치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이 10년 넘게 방치돼 있다. 2025.3.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0년 넘게 방치된 인천 영종도 쓰레기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의 가동이 올해도 불투명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중구는 최근 ‘영종하늘도시 자동 크린넷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를 열고 시설 가동을 위한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연구용역은 크린넷의 노후도 진단과 앞으로의 보수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이다.

크린넷은 2014년 12월 경제자유구역인 영종하늘도시에 준공된 일반·음식물 쓰레기 이송 시스템이다. 주거지 인근 투입구에 쓰레기를 버리면 지하 관로로 집하장까지 옮겨지는 구조다. 당시 사업비 1천530억원을 투입해 쓰레기 이송 관로 70.4㎞, 투입구 617개, 집하장 4곳을 조성했다.

하지만 크린넷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 번도 가동되지 못했다. 다른 지역에서 쓰레기자동집하시설 고장이 잦았고, 크린넷의 막대한 운영·수선 비용 등을 우려한 중구가 시설 인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인천시 중구 영종도 하늘도시에 설치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이 10년 넘게 방치돼 있다. 2025.3.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 중구 영종도 하늘도시에 설치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이 10년 넘게 방치돼 있다. 2025.3.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영종하늘도시 시행자인 LH, 크린넷 설치를 LH에 요구한 인천경제청, 담당 지자체인 중구 등 관계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에 992만㎡(축구장 1천390개 규모) 땅에 설치된 크린넷 시설은 노후화로 가동이 어려워졌다.

결국 피해는 영종하늘도시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200만원 정도의 크린넷 설치비(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를 부담하고서도 10년 가까이 수풀에 방치된 시설을 바라만 봐야 했다.

이에 인천경제청과 중구는 2023년 10월 협약을 맺고 크린넷 운영비는 절반씩, 유지비는 각각 75%·25% 부담하기로 했다. LH는 크린넷을 보수해 1년간 운영한 후 중구에 인계하기로 했다. 크린넷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를 폐쇄하고 일반 쓰레기 투입구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차량으로 별도 수거할 수 있도록 음식물쓰레기종량기기(RFID)를 LH가 설치하기로 했다. RFID는 봉투 없이 기계에서 음식물 쓰레기 무게를 측정해 버린 만큼 사용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RFID를 보급하려면 크린넷 설치비를 부담한 영종하늘도시 주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RFID 보급 목표는 840개(26개 단지)로, 올해 3월까지 설치가 끝나는 RFID는 100개(5개 단지)에 불과하다.

이번 용역에서 나온 크린넷 추정 보수비는 150억~200억원이다. 하지만 방치된 기간이 워낙 길어 최근 발주한 세부용역에서 이 비용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게 LH 측 설명이다. 애초 올해 6월 목표했던 크린넷 시범 운영은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LH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크린넷 투입구는 주민들 사유 재산”이라며 “기존 음식물 투입구 철거 및 RFID 설치에 대한 주민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다”고 했다. 김정헌 중구청장은 “LH에서 크린넷을 빠르게 수리해 가동 가능한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며 “주민 편의를 위해 RFID 설치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