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 이동 접근 용이·방어선 역할

郡엔 고려·혈구·해명산 겨우 3곳뿐

조성 시 ‘사유지 동의’ 필요하지만

1개 필지 소유주만 20~30명 ‘난관’

군사지역·예산 문제도 재난 취약점

26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 인근 등산로에서 인천소방본부 강화소방서 소속 소방대원들이 소방장비를 매고 화재 훈련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5.3.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6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 인근 등산로에서 인천소방본부 강화소방서 소속 소방대원들이 소방장비를 매고 화재 훈련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5.3.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경북 의성 산불의 확산 요인 중 하나로 방화림 역할을 하는 ‘임산 도로’(임도·林道) 부재가 꼽히는 가운데, 인천 강화군 주요 산들 역시 적은 임도로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인천시와 강화군 등에 따르면, 인천에서 산이 가장 많은 곳은 강화군이다. 강화군이 직접 관리하고 등산로가 마련돼 있는 산은 15개로, 이 중 임도가 조성된 곳은 고려산·혈구산·해명산 3개뿐이다. 강화 진강산(2019년)과 마니산(2023년)은 큰불이 발생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지만, 아직 임도가 조성되지 않았다.

임도는 산에 조성한 도로로, 산불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임도가 있으면 진화 인력·차량·장비 등의 이동과 접근이 용이하다. 산불이 발생했을 때 불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방어선이 되기도 한다.

임도가 없는 산은 화재 발생 시 인력이 직접 소방호스를 끌고 올라가거나 헬기로 화재 진압에 나서야 한다.

문제는 접경지역에 있는 강화군 특성상 일부 산은 헬기를 투입할 수 없다. 혈구산을 기준으로 위쪽에 있는 산은 모두 군사지역(헬기 제한 지역)에 해당한다. 강화군 주요 산의 절반 정도는 화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현황도 참조

강화군 등은 임도 확충이 어려운 이유로 ‘사유지’와 ‘예산’을 들었다. 임도를 조성하려면 해당 구간 토지(산) 소유주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1개 필지에 20~30명의 소유주가 몰려 있는 경우도 있어 동의 과정에서부터 벽에 부딪힌다.

임도 조성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임도는 1㎞당 수억원의 비용이 투입돼 예산 확보가 관건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게 강화군 설명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임도 확충 비용을 국비로 확보하고 싶어도 임도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사유지 동의다. 임야 대부분이 사유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도가 없는 산에 불이 나면 인력이 직접 소방호수를 끌고 올라가야 하는데, 호수 2개를 연결해도 길이는 2㎞ 정도에 불과하다”며 “임도를 조성하고 싶은 곳은 많지만 사유지 동의에 막혀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