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가정에 130여만원 성금
출동 과정에서 힘겨운 상황 파악해
자발적 모금 진행, 장애가정에 전달

안양동안경찰서 경찰관들이 출동 과정에서 딱한 상황을 접한 중증발달장애인 가정에 소리없이 성금을 전달한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안양시의회 윤경숙 의원에 따르면 동안경찰서 경찰관들이 지난달 이웃돕기 성금 130여 만원을 관양동에 거주하는 중증발달장애인 가정에 전달했다.
이 가정은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 아들과 어머니가 단 둘이 지내고 있는데, 중증장애인인 아들이 내는 큰 소음으로 이웃들이 신고하거나 어머니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출동한 경찰관들이 딱한 사정을 듣게 됐다.
허름한 지하방에서 생활하며 혼자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어머니는 아들을 돌보느라 제대로된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고, 아들이 잠든 사이 잠깐씩 일을 나가면 혼자 남은 아들이 깨어 고성을 내거나 자해를 하는 통에 이웃들의 신고가 이어지곤 했다. 성인이 된 아들이 난폭한 행동을 하게되면 어머니가 감당할 수 없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도 여러차례였다. 오랫동안 어머니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었다.
출동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을 확인한 동안경찰서 경찰관들은 동료 직원들에게 내용을 공유하고 ‘이웃돕기 성금 모금’을 자발적으로 진행, 모아진 성금을 장애인 가정에 전달했다.
소리없이 진행된 경찰관들의 도움은 해당 가정에 꾸준히 김치와 반찬을 지원해 온 윤경숙 의원이 정현숙 관양동장과 함께 어머니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어머니가 “평생 이 은혜를 잊지 않으려고 이렇게 성금 봉투를 코팅했다”면서 코팅된 성금봉투를 보여준 것. 어머니는 “그동안 40여차례나 출동한 경찰관들이 불편한 내색조차 하지 않고 늘 도움을 준 것도 너무도 감사하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윤 의원은 “생각지도 않던 도움을 받은 어머니가 너무도 감동해서 이 이야기가 알려지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경찰관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전해져 더 많은 사람들이 이웃을 돕는 일에 나섰으면 좋겠다. 의회도 더 세밀하게 살피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안양/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