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있던 나라 일꾼 ‘지방 관장’ 30인 이야기

전국 파견, 임금-백성 가교역 사례 담겨

정책 지향성·민심 충돌때 행정능력 발휘

■ 나는 조선의 지방 관장이었습니다┃김미란 지음. 평민사 펴냄. 320쪽. 1만7천600원

조선시대 전국에 파견된 지방 관장들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조선의 지방 관장이었습니다’가 출간됐다.

책에는 임금과 백성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던 지방 관장 30인의 사례가 담겼다.

중앙에서 파견한 지방 관장은 정책이 지향하는 바와 백성의 의견이 상충할 때 뛰어난 행정 능력과 수완을 발휘해야만 했다. 그들은 백성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낡은 제도나 관행을 과감하게 변경하려 했고, 백성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바가 있다면 직속상관을 끈질기게 설득해 시책에 반영하고자 했다.

이들은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남긴 ‘관장은 아래로는 백성을 해치지 않고 위로는 국가에 손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직 공평하게 해야 할 뿐이다’라는 말을 수없이 마음에 새겼을 것이다.

공물을 조달하기 위해 직접 차를 재배한 김종직, 재정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경위표를 구상한 유운룡, 백성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의서를 편찬한 김정국과 공정한 재판을 위한 판례집을 낸 서문중, 지방 재정을 축내는 서원 문제를 공론화한 서필원 등이 그 예다.

조정과 백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했던 조선시대 지방 관장들의 모습은 오늘날 공직을 수행하거나 법률 입안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