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지 대부계약 체결하고 사용료 납부 안해

2016년 만료 이후 무단 점유중 상태로 파악

 

캠코, 4월 30일까지 쓰레기 정리 확약 받아

기르던 개 50여 마리 갈 곳 잃은 상황 ‘난감’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단독주택 마당에 생활폐기물로 나온 플라스틱 바구니와 박스, 책, 화분 등 온갖 물품들이 쌓여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단독주택 마당에 생활폐기물로 나온 플라스틱 바구니와 박스, 책, 화분 등 온갖 물품들이 쌓여 있다. /경인일보DB

인천 미추홀구의 쓰레기가 가득한 한 단독주택이 국유지에 세워진 무허가 건축물인 것으로 드러나 관리 주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조치에 나섰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최근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무허가 단독주택 소유자 A씨에게 ‘오는 4월30일까지 쓰레기를 모두 치우겠다’는 확약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주택은 플라스틱 바구니와 박스, 책, 화분 등 온갖 쓰레기가 마당을 뒤덮고 있었으며, 쓰레기 사이로 개들이 방치돼 있었다. 이로 인해 이웃 주민들은 쓰레기 악취와 소음 피해를 호소하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왔다. 동네 가로등과 담벼락 곳곳에는 ‘구청과 인근 지구대에 아무리 신고해도 서로 조치를 미루고 있다. 민원을 계속 제기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도 했다. (3월14일자 4면보도=마당에 쓰레기산 고집… 악취·벌레 ‘고통받는 이웃집’)

마당에 쓰레기산 고집… 악취·벌레 ‘고통받는 이웃집’

마당에 쓰레기산 고집… 악취·벌레 ‘고통받는 이웃집’

러싼 슬레이트 패널 울타리 너머로는 개들이 짖는 소리도 요란하게 들렸다. 주변 빌라 옥상에서 내려다본 주택 마당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플라스틱 바구니와 박스, 책, 화분 등 온갖 쓰레기가 마당을 뒤덮고 있었다. 쓰레기 사이로 강아지 약 10마리가 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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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민들은 A씨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버리지 않고 쌓아두는 증상을 보이는 정신질환의 일종인 ‘저장강박증’을 앓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A씨는 국유지 대부계약을 체결하고 이 부지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지난 2015년부터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2016년 대부계약이 만료된 후부터는 이곳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이 무허가 주택을 강제로 철거할 수 있다. 그러나 미추홀구가 그동안 이 주택을 A씨의 주거공간으로 인정했던 점을 고려해 강제집행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여러 해결 방안을 검토했으나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는 강제집행이 어렵다”며 “무단 점유자가 자진해 쓰레기를 잘 처리하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A씨가 기르던 개 50여 마리는 갈 곳을 잃은 상황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미추홀구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에 위탁을 요청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유기동물 보호소는 소유자가 없거나 학대 피해가 심각한 동물만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추홀구 경제지원과 관계자는 “유기동물 보호소 운영 지침상 소유자가 있는 개들은 받을 수가 없어 난처한 상황”이라며 “개들이 학대를 받은 정황이 있는지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