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신도시, 꾸준히 유치 희망 요구
수익 용지 개발 등 재원 마련까지
검단, 면적 절반·병상공급 제한 등
‘연계 개발·정부 지침’ 차질 불가피

인천에서는 그동안 송도·청라·영종 등 신도시마다 상급종합병원 유치를 희망하는 요구가 꾸준히 나왔다. 이들 지역에서는 종합병원 개발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아파트·업무시설 등 수익 용지를 함께 개발하거나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등의 방식으로 재원 마련 계획이 수립돼 있다. 그러나 검단의료복합시설용지는 이들 신도시의 의료시설용지 면적의 절반에 불과해 ‘연계 개발’ 여력이 없고, ‘병상 공급 제한 지역’에 속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인천에서 상급종합병원 건립이 가장 먼저 추진된 신도시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세대학교가 2018년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 본 협약을 체결하면서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을 공식화했다.
부지면적 8만5천800㎡에 800병상을 갖춘 종합병원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인천 남부권 의료서비스를 공급하고, 혁신의료기술센터·데이터사이언스센터 등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와 연계해 연구 개발 거점 병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송도세브란스병원 사업은 송도 11공구 아파트 개발 용지를 수익용지로 삼아 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2월 아파트 분양이 마무리되면서 발생한 개발이익 중 일부가 병원 개발에 지원될 예정이다.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청라아산병원(가칭) 건립 사업도 유사한 사업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 핵심 의료시설 역할을 하는 청라아산병원은 부지면적 9만7천450㎡ 규모에 800 병상을 갖춘 상급종합병원이다. 장기이식센터·뇌심혈관센터 등 중증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병원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환자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병원 주변에 생활형 숙박시설(메디텔)과 오피스텔, 노인 전용 복지시설 등을 조성하기 위한 수익용지가 마련됐다. 인천경제청과 서울아산병원은 2021년 사업 협약을 체결하면서 수익용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병원 사업에 재투자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아직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중구 영종국제도시는 ‘지역 특수성’을 논리로 병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2021년부터 이곳에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를 추진했던 인천시는 영종지역이 지난해 보건복지부 병상 공급 기준 지침 상 ‘공급 제한’ 지역에 포함되는 암초를 만났다.

인천시와 중구는 대형 재난·감염병 대응을 위한 특수목적 공공병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상급종합병원 유치 전략을 다시 짰다. 지난해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충돌 참사를 계기로 공항 대형 사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종합병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또 국내 관문인 인천공항에 감염병이 유입됐을 경우 확산을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병원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종합병원을 설립·운영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긴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들이 지난달 국회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송도·청라와 달리 ‘공공성’에 근거해 인천공항공사가 병원 건립과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법안에 반영돼 있다.
반면 검단의료복합시설용지는 수익용지를 확보할 면적 자체가 부족하다. 송도와 청라의 경우 종합병원 부지면적만 8만~9만㎡지만, 검단의 경우 전체 면적이 4만7천328㎡에 불과하다. 인천도시공사 계획상 해당 용지에 업무시설과 교육연구시설 등도 포함돼 있으나 병원 개발 재원 확보에 필요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태다.
영종 종합병원 건립 유치의 걸림돌로 작용한 복지부의 ‘병상 공급 기준’ 지침도 변수다. 검단신도시가 속한 서구 역시 병상 공급 제한 지역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영종도처럼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전략을 만들지 못하면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