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AG 올킬·그랜드슬램 한국 첫 우승
의정부서 열린 세계선수권 4위 ‘아쉬움’
“부모님 관중석 응원, 기억에 남을 것”
스킵 멘탈 ‘최우선’ 김은지 의견에 쫑긋
자신감 ‘똘똘’ 국내선발전 ‘팀킴’ 꺾어야

‘하얼빈을 넘어 밀라노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전국동계체육대회,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등 지난 2개월간 강행군을 소화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의 시선은 밀라노 동계올림픽으로 향해있다.
18년 만에 여자 컬링 아시아 정상을 탈환한 경기도청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의 목표를 품고 있다.
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로 구성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 ‘5G’는 31일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좋았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홈에서 치른 세계선수권대회도 뜻깊은 순간이었고 행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기도청은 지난달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10전 전승이라는 진기록으로 아시아 최정상에 올랐다.
주장 김은지는 아시안게임을 회상하며 “종합대회는 처음이라 대회 초반에는 부담이 없었는데, 많은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 부담이 생겼었다”며 “동생들이 다들 잘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하얼빈에 있는 시간이 꿈만 같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태극마크를 단 경기도청은 2024~2025시즌도 연달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동안 경기도청은 한국팀 최초 그랜드슬램 대회 및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작성하고, 2024 여자컬링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도청은 지난 23일 막을 내린 2024 여자컬링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의 성적표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4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등 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김은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이 가장 아쉬웠다. 준결승 상대 캐나다를 이미 예선에서 이겼기 때문에 자신감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패했다”며 “아쉬움이 남은 상황에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다보니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가 안방인 의정부에서 개최돼 선수들은 뜻깊은 순간이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수지는 “부모님이 세계선수권대회에 오셔서 관중석에서 앉아 응원하시던 모습이 선수 생활 내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고, 김민지도 “홈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재미있고 좋았다”고 밝혔다.

경기도청의 강점으로는 항상 밝은 팀 분위기가 꼽힌다. 이날 인터뷰 시작 전부터도 컬링경기장 복도는 경기도청 선수들이 얘기하는 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설예은은 “맏언니와 막내까지 나이 차가 있지만 언니들이 잘해주면서 오히려 동생보다 더 아래에 있는 느낌이 든다”며 “언니들이 동생들을 배려해 주고 존중해줘서 팀워크가 잘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가 잘 안풀릴 때는 팀 미팅에서 모두 얘기하고 털어낸다”며 “스킵의 멘탈이 중요하기 때문에 김은지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경기 후에 많이 소통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주장 김은지는 경기에서 팀원이 흔들릴 때마다 “내가 뒤에 있잖아. 그냥 던져. 못던져도 돼”라고 북돋우며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에 김수지는 “본인이 가장 떨릴 텐데,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다는 게 멋있다고 생각하고 늘 든든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컬링은 매년 통상적으로 시즌이 8월부터 시작해 6월 말에 끝나 사실상 비시즌이나 휴식기가 없다. 경기도청도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지 일주일만인 1일에 그랜드슬램 대회 출전을 위해 캐나다로 출국한다.

그랜드슬램 대회를 치르면 오는 6월에 열리는 2025 한국컬링선수권대회(국가대표 선발전)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 2년간 올림픽 출전 포인트를 쌓아온 경기도청은 대표선발전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팀킴’ 강릉시청(스킵 김은정)과 춘천시청(스킵 하승연) 등을 꺾어야 한다.
특히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 출전했던 스킵 김은지는 12년 만에 다시 밟을 동계 올림픽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
설예지는 “그랜드슬램 대회가 대표선발전 직전의 마지막 대회기 때문에 그동안 부족했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을 채워서 자신감을 얻고 대표선발전을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수지는 “우리 팀이 너무 좋다. 정말 이 팀으로 올림픽을 나가고 싶고 자신이 있다”며 “팀원 한명 한명이 다 잘하기 때문에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기도청 컬링팀은 ‘경인일보 창간 80주년을 축하한다’면서 “경기도를 비롯 도체육회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시고 있다. 좋은 성적을 올려 도민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