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GRDP 속보 분기별 발표

지역간 균형발전 핵심지표로 활용

인천 경제계 대응·변화 기대도 커

통계담당 조직 확충·역량 강화 등

당국 시의에 맞는 정책 수립 바라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지난 3월26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공동포럼을 개최하였다. ‘균형발전을 위한 과제, 그리고 지표를 통한 전략’이라는 긴 제목의 포럼이었다. 이 자리에서 통계청은 ‘분기 지역내총생산(GRDP) 작성방안 및 시산 결과’를 발표했다. 요지는 앞으로 매분기 말월에 전분기 GRDP 속보치를 발표한다는 것. 특히 3월에는 전분기와 전년도 수치를 함께 발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시산 결과 속보치와 확정치 간의 정합성이 높고 예측력도 높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GRDP는 지역경제를 3면에서 보여주는 통계자료다. 생산 측면에서 업종별 부가가치 생산액을 보여주어 지역간 경제성장률 비교는 물론 산업구조 변화와 업종별 성장 기여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지출 측면에서는 소비, 투자 등 수요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즉, 가계와 정부의 비목별 소비 수준을 알 수 있고 건설, 시설 및 지식생산물 투자의 상세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분배 측면에서는 역외소득과 이전소득을 포함해 정부, 민간, 개인 등 경제주체별로 소득 수준도 알 수 있다. 요약하면 각 지역 경제동향을 부문별로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자료라는 말이다.

문제는 이 자료가 늦어도 너무 늦게 나온다는 점이다. 전년 자료가 다음해 12월에야 발표되니 실제 사용은 2년 뒤에나 가능하다. 예로 2025년 현재 최신의 GRDP 자료는 2023년 자료다. 그나마 확정치는 2025년 8월에야 나오니 그때까지는 잠정치를 사용한다.

이러한 GRDP 자료의 속보성 부족으로 지금도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 우선, 대용지표 사용에 따른 부정확성 문제다. 생산 면에서 지역경제 동향 파악을 위해 대부분 광업제조업동향조사와 서비스업동향조사 자료를 이용한다. 하지만 건설업 기성고 동향이 빠져 있어 전체적인 파악이 곤란하다. 아울러 GRDP는 부가가치 기준으로 작성되지만 이들 대용자료는 산출액 기준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동일한 산출액이더라도 원유 등 중간투입물 가격 변화에 따른 부가가치 변화는 파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또한 경기변동의 분기별 파악이 곤란하다. 자료가 1년에 한 번 나오니 경기동향의 수시 파악이 어렵게 된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 전망도 어렵다. 지방정부나 기업은 예산 수립이나 시설투자 등을 위해 경제전망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년도 경제실적 자료가 없으니 전문적인 지역연구소조차도 경제전망에 애로를 겪는다. 나아가 경제적 성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 분간도 어렵다. 시·도지사 선거의 경우 임기 말의 경제적 성과가 다음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하지만 2년이 넘게 지난 과거 자료에 의존하게 되니 엉뚱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제 금년 6월부터는 GRDP 속보가 분기별로 나온다. 반가운 일이다. 다만 속보자료는 생산 측면에서 파악한 지역내총생산에 한정되어 지출이나 분배 면에서는 파악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더라도 GRDP 통계의 속보성 부족에 따른 문제점은 대부분 해소된다.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 17대 시·도의 산업별 생산을 분기별로 파악·비교할 수 있게 된다. 통계당국으로서도 경기국면의 신속한 진단, 지역경제의 심층분석을 통한 적기의 경제정책 수립, 시행, 평가를 위한 기초자료일 뿐 아니라 지역간 균형발전의 핵심지표로 활용케 한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계기로 인천 경제계의 대응과 변화에 대한 기대도 크다.

먼저 인천시 통계담당 조직의 확충과 역량 강화를 기대한다. 지금도 인천시 군·구별 GRDP 작성에 적지 않은 애로를 겪고 있지만 향후 이의 분기별 작성 요구와 정도 제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어 분기별 GRDP 통계를 기반으로 한 지역내 경제기관과 인천연구원의 보다 심도높은 분기별 경제동향 분석과 연도별 경제전망을 바란다. 특히, 경기판단지표의 정도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대한다. 끝으로 분기별 경제동향의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진 만큼 인천시 경제정책 당국의 시의에 맞는 세심한 경제정책의 수립·추진을 바란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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