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 음료·케이크 58종 인상

원료값 올라 프랜차이즈 ‘도미노’

개인카페 “단골 끊길라” 고심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케이크 가격이 4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6일부터 커피와 음료, 케이크 가격을 올렸다. 사진은 31일 서울 시내 한 투썸플레이스 매장에 케이크가 진열돼 있다. 2025.3.31 /연합뉴스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케이크 가격이 4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6일부터 커피와 음료, 케이크 가격을 올렸다. 사진은 31일 서울 시내 한 투썸플레이스 매장에 케이크가 진열돼 있다. 2025.3.31 /연합뉴스

수원에 거주하는 김모(32)씨는 최큰 쿠팡에서 더치커피 스틱을 다량 구매했다.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폴바셋, 투썸플레이스 등 커피 프랜차이즈가 줄줄이 커피 가격을 인상해서다. 김씨는 “밖에서 커피 한 잔 사 먹으려면 이젠 4천700원원은 줘야 한다”라며 “귀찮더라도 타 먹으면 한 잔당 300원도 안된다.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선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푸념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커피업계 가격인상이 이달에도 계속되고 있다. 원두값 상승세에 프리미엄·저가를 막론하고 인상 러시가 이어지는 것인데, 이번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가 인상 카드를 빼들었다.

31일 찾은 수원시내 한 투썸플레이스는 매장 입구에 지난 26일부터 제품 가격이 조정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환율 상승과 이상기후로 원두, 카카오 등 주요 원재료 비용 상승 감내가 어려워 가격 조정을 진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인상 품목은 커피 23종, 음료 22종, 케이크 13종 총 58종이 대상이다. 평균 인상률은 4.9%다. 커피는 가장 작은 사이즈인 레귤러 기준 200원씩, 케이크는 평균 2천원 올랐다. 조각케이크는 평균 400원씩 상향조정됐다.

레귤러 사이즈 아메리카노는 기존 4천500원에서 4천700원으로 4.4% 올랐다. 2022년 1월 이후 3년만에 아메리카노 가격이 조정됐다. 키오스크에서 상단에 이름을 올린 아샷추 메뉴도 기존 5천500원에서 5천700원으로 3.6% 인상됐다.

투썸플레이스 대표 디저트인 ‘스초생’도 가격이 올랐다. 기존 3만7천원이던 홀케이크는 3만9천원으로 5.4% 올랐다. 케이크 한 판 가격이 4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조각케이크인 떠먹는 스초생은 7천2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커피 한잔에 디저트까지 더하면 1만2천원은 지불해야 한다.

연초부터 커피 업계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폴 바셋은 제품 28종 가격을 평균 3.4% 올렸다. 같은달 스타벅스도 톨 사이즈 커피와 티 음료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인 컴포즈커피와 더벤티도 인상에 동참했다.

프랜차이즈를 필두로 커피 업계 인상 행렬이 멈추지 않으면서 개인 카페 사장들도 고심이 깊다. 원두값 상승세가 매섭지만, 경기침체 속 가격인상을 단행하면 손님이 끊길까봐 우려된다는 게 이들 목소리다.

수원 인계동의 한 개인카페 사장은 “프랜차이즈는 브랜드파워가 있지만, 개인 카페는 그렇지 않다. 단골 손님 장사인데, 무작정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카페 관계자는 “커피 전반이 어려운데, 가격 인상분을 그대로 반영하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돼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