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싸게 팔아요”… 사기로 14억 챙겨 암 치료비 쓴 30대 실형

백화점 상품권을 시가보다 싸게 팔겠다고 속여 14억원을 챙긴 뒤 본인의 암 치료비 등으로 쓴 3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이창경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5·여)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10월 백화점 상품권을 싸게 판다고 속여 38명에게서 14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300장을 반값인 1천590만원에 판매하겠다”며 “돈을 보내주면 상품권은 2개월 뒤에 보내주겠다”는 등의 방식으로 구매자들을 속였다.

A씨는 구매자들에게서 돈을 받은 뒤 정가로 상품권을 사서 다른 일부 구매자에게는 보내주기도 했지만, 대부분 피해자는 상품권을 받지 못했다.

그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남자친구 B씨에게서 517차례 4천1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고 재산 상속 문제로 생긴 가족 간 다툼이 생겨 친오빠와 사촌언니에게 협박당하고 있다”며 “상속 문제가 해결되면 갚을 테니 돈을 빌려달라”고 B씨를 속였다.

그는 10년 전부터 중고 물품 사기 등으로 12차례나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돈 상당 부분을 생활비나 치료비 등으로 사용했다”며 “자궁내막암을 앓고 있어 건강이 좋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의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찾아볼 수 없다”며 “사기 범행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선처받았는데도 자숙하기는커녕 대담하게 훨씬 큰 규모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변민철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