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호에 의회소식란 통째로 삭제
시의원 자유발언 市 “특정 당색”
민주당 의원 ‘알권리 침해’ 규탄

경기주택도시공사(GH) 구리시 이전 절차 중단을 둘러싼 구리시 정치권의 갈등(3월30일 인터넷 보도)이 ‘시정소식지 검열 논란’으로 옮겨붙었다.
구리시는 지난달 말 시정소식지인 ‘구리소식’ 4월호를 가가호호 배부했는데, 이 소식지에 ‘의회소식란’이 통째로 삭제되면서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번달 시정소식지 의회소식란에 ‘GH 구리 이전 절차 중단과 관련된 의원들의 5분 자유 발언 내용’을 실으려 했는데 이를 확인한 시 담당자가 ‘원고가 특정 당색이 드러난다’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수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서 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원고와 함께 의회소식란을 통째로 삭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배포하고 31일 347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는 5분 자유발언으로 시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성명서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시민의 세금으로 제작되는 공공매체가 시장에게 유리한 내용만을 담는 어용 소식지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비민주적인 행태”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또 “시의회에 대한 폭거”·“시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백경현 시장의 만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먼저 이를 문제제기한 권봉수(민) 전 시의장은 지난달 31일 본회의 5분 발언에서 “구리소식지에 게재하는 의회 소식은 조례에 근거하여 게재하도록 되어 있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그동안 의회에서는 각 의원별로 구리소식지에 게재할 의정활동 내용을 취합해 집행부로 보냈고, 집행부에서는 별다른 편집없이 의회에서 보낸 원고를 게재해 왔다”면서 GH 내용을 삭제한 것은 “백 시장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사전검열을 인정하지 않는 헌법을 무시하는 작태”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는 같은날 “조례나 헌법의 의미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부리는 몽니”, “무지에서 나온 촌극”이라고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맞대응했다.
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구리시 시정소식지 발행에 관한 조례 5조 2항에는 편향적 내용·정당 홍보·특정단체의 일방적 주장을 게재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게재 요청한 내용은 정당 및 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조례에 따라 게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조례에 근거한 적법한 절차대로 발행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고 문제 삼는 어린아이의 트집과 다름 없는 유치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특히 헌법에 명시된 언론의 자유 조항을 두고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다른 기관이 발행하는 출판물에 자신의 의견을 마음대로 게재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며 “‘구리소식’ 발행인은 구리시장으로, 시의 정기간행물 게재 내용에 대해 사전 검토하고 조례에 반하는 내용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는 것을 검열이나 탄압이라 주장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어처구니 없는 억지”라고 공세를 폈다.
구리소식지 발행 근거 조례인 ‘구리시 시정소식지 발행에 관한 조례’ 5조 1항은 소식지에 게재할 내용으로 국·도정 및 시정, 시의회 소식 등을 명시하고 있고, 같은 조문 2항은 ‘게재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내용으로 편향적 내용·시장의 정치적 입장·정당홍보·특정단체의 일방적 주장·시정시책에 대한 건전한 비판 폄훼로 정하고 있다.
구리소식지는 발행 전 선거관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점검받아 발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