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서다, 보다, 걷다’ 3원칙

도로변 이어폰·휴대폰 사용 위험

운전시 보행자 보호의무 가장 중요

경찰도 홍보·단속·시설개선 노력

무조건 ‘사람 먼저’ 가슴에 새겨야

안창익 김포경찰서장
안창익 김포경찰서장

매일 아침 우리는 익숙한 길을 따라 출근하고 등교하며 소중한 사람을 만나러 간다. 하지만 안심하고 영위하던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 교통사고라는 불행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교통사고는 우연이 아니라는 게 이 글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운전자와 보행자의 부주의와 무관심이 초래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데, 조금의 관심과 배려만 있다면 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꽃이 피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체 교통량이 증가하고 교통사고에 따른 희생자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사고를 면밀히 분석해 보면 유형은 다양하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운전자와 보행자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행자 수칙과 운전자 수칙이라는 게 있다. 아직 모르는 시민이 많다. 간단한 이 수칙만 유념해도 사고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보행자 수칙은 먼저 ‘서다, 보다, 걷다’로 요약된 안전보행 3원칙을 알아야 한다. 일단 서고, 주위를 살피고, 이후에 앞으로 나아간다는 원칙이다. 목적한 장소 혹은 목적한 사람에게 시선을 팔지 말고 내 몸부터 지켜야 한다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수칙이다. 보행자 수칙에는 또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하지 않기’와 ‘야간에 밝은 옷 입기’ 등이 있다. 특히 도로 근처에서 무선이어폰을 착용한 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건 목숨을 담보로 하는 매우 잘못된 습관이자 다른 보행자에게까지 불쾌감을 주는 ‘비매너’ 행동이다.

운전자 수칙은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다. 신호 및 속도 준수, 보행자 보호의무 준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하지 않기, 음주·약물·졸음운전 금지 등 운전자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것들이다. 신호만 잘 지켜도 과속만 안 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가 부지기수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음주·약물·졸음운전은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는 행위다.

그중에서도 보행자 보호의무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보행자를 최우선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운전자들에게 있다면, 신호위반도, 과속도, 음주나 졸음운전도 자행하지 않을 것이다.

우회전 시 ‘일시정지 의무’를 부과한 지 2년이 넘었음에도 많은 운전자가 여전히 지키지 않는 현실도 지적하고 싶다. 이게 괜히 생긴 규정이 아니다. 차량은 좌회전 때보다 우회전할 때 시야 확보가 더 어렵다. 이 때문에 반드시 일시정지해서 보행자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보행자들도 아무리 건널목일지라도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차량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단순히 운전자와 보행자의 부주의를 거론하려던 게 아니다. 시민들이 도로 위에서의 평온한 일상을 누리기 위해 경찰도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3E’ 정책이 그것이다. 3E는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교육·홍보(Education), 교통법규 준수를 유도하기 위한 단속(Enforcement), 도로상 위험요소 제거와 소통 향상을 위한 시설개선(Engineering)을 뜻한다.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이 세 가지 축 가운데서도 보행자 수칙과 운전자 수칙을 포함한 올바른 교통문화는 어떠한 물리적 환경에서도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일 것이다. 교통단속과 시설개선도 물론 중요하지만, 교통단속은 시민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운다는 문제가 있고 시설개선은 막대한 재정과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고려할 때 교통문화 정착 만큼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교통사망사고는 운전자에게도 보행자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다. 가족들에게도 큰 아픔과 상처를 남긴다. 교통사망사고는 스스로 관심을 기울이고 다 같이 동참할 때 비로소 근절된다. 항상 시동을 걸 때 ‘차량보다 무조건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 항상 대문 앞을 나설 때 내 몸은 내가 지키겠다는 생각을 가슴에 새긴다면 우리 일상은 한결 안전해지고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확신한다.

/안창익 김포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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