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122일만

헌정사 세번째 대통령 탄핵 심판

11차례 변론 종결후 재판관 평의

3일 오후·당일 오전께 평결 무게

윤석열 대통령의 명운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122일 만인 오는 4일 판가름난다. 국회에서 의결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접수된 지 111일 만이다. ‘2024헌나8’ 사건이 어떻게 결론날지 전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은 헌정사 세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이다. 헌재는 11차례 변론기일을 열고 총 16명의 증인을 부르며, 비상계엄 선포 과정 등의 위헌·위법성을 심사했다. 지난 1월 14일 1차 변론이 시작됐지만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 4분만에 끝났고, 이틀 뒤 열린 2차 변론부터 본격적인 공방이 진행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 등 군 관계자와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조지호 경찰청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출석해 국회에 군·경을 투입한 경위와 국회의원 체포 지시 여부 등에 관해 증언했다. 홍 전 차장은 유일하게 두 번 출석해 정치인 체포 지시와 관련한 이른바 ‘홍장원 메모’에 대해 진술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발표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앞에 대통령 탄핵 사건 관련 안내문이 놓여있다. 2025.4.1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발표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앞에 대통령 탄핵 사건 관련 안내문이 놓여있다. 2025.4.1 /연합뉴스

국무위원들 중엔 김 전 장관에 더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가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관해 답했다. 박춘섭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가 국가 비상사태였는지에 관한 질문을 주로 받았다.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과 김용빈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증언했다.

이후 헌재는 2월 25일 11차 변론에서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최종 진술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한 뒤 재판관 평의에 들어갔다.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윤 대통령이 구속기소되는 등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와 기소, 형사재판도 동시에 이뤄졌다.

오는 4일 헌재의 구체적인 선고 절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평결 내용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선고 전날 오후 늦게나 당일 오전에 최종 평결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평결은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가장 먼저 의견을 제시하고, 가장 최근에 임명된 재판관부터 마지막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까지 의견을 밝히는 순으로 진행된다. 결론이 도출되면 파면, 탄핵소추 기각, 각하 등 준비된 결정문을 토대로 최종 문구를 점검한 후 확정한다.

관례에 따라 전원일치로 결정을 내리면 재판장이 요지를 설명하고 마지막에 주문을 읽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으면, 재판장이 주문을 먼저 읽고 재판관들이 법정의견과 나머지 의견을 각각 설명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달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에서도 재판관들 의견이 나뉘면서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는 주문을 읽은 후, 법정의견과 다른 소수의견을 낸 재판관들의 수를 밝히는 식으로 진행한 바 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