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선정

버드스트라이크 위험성 비판 직면

최근 염습지 조성도 공사 중단 돼

환경단체 “인위 변화, 서식지 훼손”

1일 오전 화성시의회 앞에서 화성환경운동연합 등 관계자들이 매향리 갯벌 내 습지보호구역에 기아 블루카본 협력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4.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일 오전 화성시의회 앞에서 화성환경운동연합 등 관계자들이 매향리 갯벌 내 습지보호구역에 기아 블루카본 협력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4.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국내 최대 규모의 습지보호지역인 화성 매향리 갯벌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국가 사업 대상지로 추진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쟁점인 경기국제공항에 이어 최근 정부가 탄소중립 정책으로 추진하는 ‘블루카본’ 사업 역시 갈등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지난 2021년 7월 정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매향리 갯벌’(14.08㎢)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 퇴적물이 풍부해 존재 자체로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7년까지 미국 공군의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지만,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의 복원 사업으로 생태계를 회복했다. 그러나 최근 국가 주요 사업들의 입지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매향리 갯벌이 포함된 화성호 간척지 등 3곳을 경기국제공항 후보지로 정했다. 철새도래지인 화성호 간척지가 바다와 인접해 있고 드넓은 갯벌·평야에 소음 등의 피해가 적다는 이유였다.

환경단체에 더해 지역 정치권까지 일제히 반발했고, 무안공항 사고로 ‘버드스트라이크’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1일 오전 화성시의회 앞에서 화성환경운동연합 등 관계자들이 매향리 갯벌 내 습지보호구역에 기아 블루카본 협력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4.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일 오전 화성시의회 앞에서 화성환경운동연합 등 관계자들이 매향리 갯벌 내 습지보호구역에 기아 블루카본 협력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4.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여기에 1일 화성환경운동연합 등 화성 지역 환경단체들은 화성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수산부와 기아자동차의 ‘블루카본 협력사업’에 대해 “매향리 갯벌에서 진행 중인 블루카본 사업이 그 취지와 달리 건강한 갯벌 생태계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탄소감축, 생물다양성 확대 등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결과는 정반대”라며 “시설 설치에 투입되는 중장비와 대규모 인력 동원 작업은 갯벌의 구조를 인위적으로 변화시키고, 도요·물떼새 등 이동성 물새의 서식지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블루카본 사업은 갯벌 위에 염생식물(염분이 많은 토양 식물) 군락지인 염습지를 조성해 갯벌의 탄소흡수 능력을 강화하는 등의 사업이다. 예산 50억원 모두 기아에서 기부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지난 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90% 정도 완료됐지만, 현재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공사가 잠시 중단된 상태다. 지역의 단체들은 공사 즉각 중단과 원상복구까지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사업 자체에 문제가 없다며 추진을 지속할 계획으로 갈등의 골은 깊어질 전망이다.

이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블루카본 사업은 기본적으로 해양의 탄소 흡수를 강화하는 환경적 측면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염습지 조성 과정에서 장비와 인력이 공사할 때만 잠시 들어가 진행하고 빠지는 식으로 진행해 단체들의 주장과 달리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했다. 공사가 한 달 정도면 마무리되는 만큼, 주민설명회 등의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