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은 현재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문명으로의 전환이 완성돼가는 시점에 이르렀다.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것이 디지털 문명으로 전환되면서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편리한 문명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디지털화된 문명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더 쉽고 정확하게 기술이 발전되길 희망하고 있다. 단, 한 계층만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산업화 세대로 불리는 지금의 노년층들에게 디지털 문명은 혜택보다는 불안과 자괴감,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 금융기관 등 어느 곳을 가도 무선정보단말기로 불리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고 업무 또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활용하고 있지만 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들에게는 크나큰 장벽일 뿐이다. 실제 이곳에서 사용법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낯선 직원들과 타인에게 애처롭게 부탁하는 노년층들을 우린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일정 부분 노년층들이 디지털화된 문명에 스스로 적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현실은 노년층들이 디지털 문명에 적응하기 위해 배워가는 속도보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된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는 이러한 노년층을 배려하기 보다 가혹하리 만큼 더 빠르게 디지털화 시키는 정책만을 쏟아내고 있다. 거기에 평생교육이라는 명분 하에 빨리 따라오라는 데에만 혈안이 된다면 우리들은 노년층에게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인 환과고독(鰥寡孤獨)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노년층에게 익숙한 아날로그를 디지털 문명과 적절히 섞어 균형을 맞추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적어도 산업화 세대가 생을 마감하기까지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노년층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우리 또한 늙었을 때 똑같은 대우를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