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재정 투입, 지속성에 한계
민간사업자 참여로 ‘공급’ 늘리고
주거취약계층 우선 방식 ‘투트랙’
지방은 일자리 문제 함께 해소돼야
망상 대신 실질적 주거복지 실현을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신혼·청년들을 위하여 하루 임대료가 저렴한 맞춤형 임대주택제도를 쏟아내고 있다. 전남 화순군의 만원주택, 인천시의 천원주택, 서울 동작구의 천원주택, 서울시의 안심주택 등 이름도 다양하다. 물론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포퓰리즘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러한 제도가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서울 동작구는 ‘신혼부부 만원주택’ 7가구를 모집하였는데, 100여 명이 신청해 평균 1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였다. 이는 공급량이 수요자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이지만 실질적으로 공급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임대주택을 신청한 주거취약계층들에게는 희망고문으로 남을 수 있다. 서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심주택도 최근에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로 경매에 넘어가면서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전세보증금 수억원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공공 영구임대주택제도로 시행하기에는 예산의 문제 등으로 민간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활용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천원짜리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세금을 투입하여야 한다. 세금으로 집을 매수하거나 임대하여 저렴하게 재임대하여야 한다. 결국 대규모의 재정을 투입하여야 한다. 주거비의 부담을 줄여주는 천원주택 정책 등은 청년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이 제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천원주택 등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거두려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함께 마련하는 등 임대주택 공급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실효성이 있는 청년계층에게 주택의 공급을 위해서는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세금으로 모든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 천원주택을 공급할 수는 없다. 주거취약계층과 그렇지 않은 세대를 구분하여 주거취약계층에게는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고, 그렇지 않은 세대에게는 시장가격보다 좀 더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투트랙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용적률 인센티브, 각종 세금 감면, 건축기준 완화 등의 조치를 통하여 일정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도록 유인할 수 있는 조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지방의 경우에도 청년계층의 유입을 위하여 다양한 주거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천원주택 등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달성하려면 일자리 마련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각종 지원으로 주거비용이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직장을 통한 안정적인 근로소득이 없으면, 그 지역에 계속 살기 어렵다. 청년들이 해당 지역으로 이주하기 위해서는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통한 직장이 마련되어야만 한다. 결국 기업유치를 통한 고용창출과 주거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만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주거비용이 저렴한 지역보다는 일과 생활이 함께 이루어지는 지역이어야 한다. 또한, 비수도권의 경우에 주거지원뿐만 아니라 육아교육, 의료시설, 문화시설 등 생활의 전반적인 인프라를 확충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셋째, 청년계층의 구조와 수요가 다양화되고 있어 이들의 욕구를 반영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청년계층을 위한 주거지원제도는 공급제도와 지원제도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공급하는 공급제도와 청년 전·월세자금 지원 등 주거지원제도가 있다. 기본적으로 청년계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양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청년계층들이 선호하는 도심역세권에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청년임대주택지역 제도를 도입하여 용적률을 최대한으로 허용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천원주택, 만원주택 등으로 청년계층에게 저렴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는 망상을 가지게 하기보다는 미래세대인 청년계층들에게 실질적인 주거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단순히 소수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포퓰리즘적 주거지원정책보다는 청년주거취약계층의 기준을 설정하고, 이들에게 주거지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의 전환도 고려하여야 한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광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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