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장기화… 월급 빼고 다 올라 고통
올해 소비자물가 연속 2%대 상승
산불로 농수산물 가격도 오를 듯
민생 안정 못하는 정부 ‘유명무실’

탄핵 정국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길어지면서 경제 성적표는 연일 낙제점을 찍고 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가 연속 2% 넘게 상승하는 등 정부 추정치 1.8%를 넘어섰지만, 민생 안정을 최우선해야 하는 정부는 여전히 유명무실하다. 소홀한 감시를 틈탄 기업들이 일제히 출고가를 올려 물가 상승을 견인, 서민들의 곡소리를 더욱 키우고 있다.
2일 용인의 한 대형 마트. 물건을 집었다가 가격표를 보고 다시 내려놓는 주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날 오뚜기, 남양유업, OB맥주 등 식음료업계가 일제히 제품 출고가를 인상하자 타격이 곧장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로 돌아온 것이다.
같은 날 오후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대형 마트에서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전날 진라면이 개당 716원에서 790원으로 오르자 이곳에선 부랴부랴 할인행사를 진행해 개당 760원까지 판매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년=100 기준)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비상계엄이 발령된 지난해 12월부터 전년 동월보다 2.1% 상승하더니 1월 2.4%, 2월 2.1%, 지난달 2.1%까지 2%대 상승 폭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의 체감도와 밀접한 생활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동일하게 4개월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이러한 물가 상승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현재 가격 상승분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1월까지의 물가 및 환율 폭이 반영된 수치로, 나머지 1분기 국내외 형편을 고려하면 물가 상승 릴레이는 당분간 불가피하다. 최근 발생한 산불도 농수산물 가격에 직격탄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엄·탄핵 정국으로 정부의 압박이 덜해져 기업들이 눈치 보지 않고 가격 올리기에 나선 것이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무능력한 정부로 인해 서민들의 등골이 더욱 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여야를 막론하고 서민 먹거리 물가는 정권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그동안 가격 방어를 위한 압력을 넣어왔다”며 “향후 정국이 안정되면 또 다시 압박이 들어올 것을 예상한 식음료업계가 올릴 수 있을 때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