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서 조국혁신당 승리
李 유세에도 패한 민주당 “호남 민심 경고”
대권 행보 주춤해졌던 김동연 등 비명계에 관심

‘텃밭 호남서 패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엔 호재?’
더불어민주당이 4·2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패하면서 호남 민심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경고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행보가 주춤해진 김동연 경기도지사(3월 27일자 3면 보도) 등 비명계 대선주자들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대선 후보는 호남이 결정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호남 표심은 민주당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 패배를 토대로 비명계 인사들의 이 대표 견제 행보가 활발해질 수 있어서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2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가 51.82%를 얻어 48.17%를 득표한 더불어민주당 이재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는 호남지역에서 열린 유일한 단체장 선거였어서 정치권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대표 역시 공직선거법 2심 선고를 앞둔 지난 22일 담양을 직접 찾아 “호남이 있어야 나라가 있다”며 지원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이번 재보선 선거 유세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선 것은 담양이 유일하다.
정치권에선 호남 민심이 민주당과 이 대표에 경고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담양의 민심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번 선거 기간 많은 호남 시민들께서 ‘매번 민주당을 열성적으로 지지했지만 정작 내 삶은 변하지 않았다’는 호된 질책을 내려주셨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도 이번 패배가 이 대표에 대한 호남의 성적표란 평이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호남의 민심조차 이재명은 안 된다는 ‘이재명 아웃’을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비명계 인사들에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특히 지난달 26일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다소 주춤해진 ‘대항마’ 김동연 도지사 행보에 새로운 물꼬가 트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호남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 패배는 조기 대선 국면 시 이 대표 단일 체제로 민주당이 대선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 부호가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런 점들이 김 지사 등 비명계 대권 주자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