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복지 기대수준 높아
정밀진료 시 이동수단 정기 갱신에
보호자들 난감… 해결책 마련 시급
AI·IoT 활용 스마트 건강관리 도입
첨단기술 기반 서비스로 나아가야

우리나라는 지난해 노인인구 1천만명을 넘어 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노년층을 구성하는 인구는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로 이들은 ‘신노년’으로 불린다. 앞 세대의 노년층과 비교해 높은 소득과 생활수준 속에서 자란 세대라 주거·식사·일자리·돌봄·의료 등 여러 복지서비스 면에서 기대수준이 높은 데다 획일적이고 단편적 지원을 원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앞서 우리 사회는 이들에 대해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의료 분야의 복지 서비스만을 놓고 보자.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은 대개 만성질환이 최소 2개 이상 확인된다. 이 때문에 요양기관에서도 돌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요양 중에 만성질환이 급속히 악화되는 일이 흔해 대처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요양시설이 아닌 가정에 머무는 재가노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일선 보건소에서 이들을 촘촘히 관리하지만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방문간호사는 의료복지 최일선에서 이들의 건강을 돌보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만성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해 누워만 생활해야 하는 보호대상자를 관리해야 할 상황을 종종 마주하곤 한다. 언제 어떻게 돌발할지 모를 긴급 상황에 항상 대비하며 수시로 건강 상태를 살핀다.
방문간호사가 정밀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병원 방문이 필요할 때 보호자들은 가장 난감해 한다. 병원까지 이동하기 위해 119나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야 하는 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정기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보호자로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방문간호서비스를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방문간호사 입장에선 매우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 사회는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비하고 해결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다행히 최근 들어 노인 건강돌봄 서비스에 눈에 띄는 변화가 목도되고 있어 안도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재가노인의 진료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가정을 방문하는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방문간호사는 각 가정을 찾아 약 복용, 부작용, 혈압, 혈당 등을 확인해 태블릿PC 등 휴대용 단말기로 건강 상태를 전송할 수 있다. 의사는 이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건강관리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재가노인 가정에 혈압이나 혈당, 체중 등을 잴 수 있는 각종 디지털 측정기를 나눠주고 앱을 통해 원거리에서 건강 상태를 살피는 방법은 보호자는 물론 노인 스스로 간편하게 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건소에서도 부족한 인력을 보완할 수 있어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현재 이 서비스에 활용되는 기술은 매년 진보하고 있어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어쩌면 앞으로 가장 보편화할 의료복지 서비스 중 하나가 될 지도 모른다.
현재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노인 대상 의료복지 서비스 체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서비스가 과거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라고 여겨진다. 과거 처방전 발급 방식에서 스마트 발급으로 전환된 변화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는 수요자가 더 먼저 반응한다. 양주시의 경우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사업 도입 2년 만에 대상자가 150명에서 250명으로 늘었다. 신청자는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는 현재의 변화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우리가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준비해야 할 의료복지 서비스는 현재 각 복지현장에서 뛰는 방문간호사들이 체감하고 있는 바대로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선영 양주시보건소 서부건강생활지원센터 서부보건팀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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