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직원만 송치·대표 불송치
“몰랐을리 없어, 철저한 수사를”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이른바 ‘초치기’ 수법의 불법 분양에 속은 피해자들이 시행사 대표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경찰에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시행사 직원인 40대 남성 A씨가 송치된 사건과 관련해 최근 인천서부경찰서에 이의신청서를 냈다.
경찰은 지난해 7월께 “시행사의 초치기 분양으로 피해를 봤다”는 고발장 17건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3월27일자 6면 보도)
고발장을 낸 이들은 지난 2021년 11월께 검단신도시 ‘KR법조타워 2차’ 상가 건물을 계약했다. 지난해 여름 준공된 이 건물은 54개 점포와 오피스텔 200여개로 이뤄졌다.
이들은 “오전 10시 정각부터 계약금을 입금한 순서대로 원하는 상가 호실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시행사 관계자들의 말에 속아 해당 시각에 맞춰 계좌에 돈 넣는 연습까지 했다.
이처럼 초를 다투며 계약금을 넣는 순서대로 분양이 이뤄지는 거래 방식을 ‘초치기’라고 하는데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관련법에 따라 시행사 등은 분양 신청자 중에서 공개추첨 방법으로 분양받을 자를 선정해야 한다.
최근 검찰에 송치된 A씨는 건물 분양 당시 현장 팀장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수사 대상에 올렸던 시행사 법인과 대표는 불송치 결정했다. 시행사 대표가 초치기 방식으로 분양자 모집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시행사의 ‘꼬리 자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이번에 송치된 A씨는 분양 당시 이름도 들어본 적 없다”며 “시행사 법인 계좌로 계약금 등을 송금했는데 법인과 대표가 몰랐을 리가 없다. 공범까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들은 최근 담당 구청인 서구와 지역구 모경종(민·서구병) 국회의원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리고 대책 마련 등을 요청했다.
서구 건축과 관계자는 “중복 고발이 가능한지 등 내부적으로 법률 자문을 받은 뒤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면서도 “분양 시점이 이미 4년여가 지났고, 시행사와도 연락하기 힘들어 사안을 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경인일보는 시행사 측 입장 등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