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기각·박근혜 인용 ‘핵심’

‘쟁점 5가지’ 놓고 재판관들 판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가를 핵심 사안은 ‘헌법 수호 의지’ 여부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시 헌법재판관들은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있었는지를 파면의 중대 사유로 판단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핵심 사안은 ‘12·3 비상계엄 선포’ ‘계엄 포고령 1호 발표’ ‘군대와 경찰을 동원한 국회 의결 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군 투입 및 휴대전화 압수 등 행위’ ‘정치인·법조인 체포 지시’ 등 5가지다.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대통령이 헌법 수호 의지가 없어 중대한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고,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이 판단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5월14일 노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2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 “대통령이 뭘 잘해서 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발언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탄핵소추됐다.

헌재는 당시 결정문에서 “대통령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며 “국가 기관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정당간 경쟁 관계를 왜곡해선 안 된다는 헌법적 요청을 위반했다”고 했다.

헌재는 이 발언이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탄핵 인용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헌재는 “대통령 법 위반 행위가 헌법수호 관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없고,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파면 결정을 정당화할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에서는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고 보고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의 국정 개입을 허용하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공적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해 헌법을 위반한 정도가 엄중하다고 봤다.

또 최순실의 국정 개입 사태가 불거진 이후 박 전 대통령이 두 차례 대국민 담화에서 ‘검찰 조사나 특별검사(특검) 수사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검찰과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한 점도 헌법을 수호할 의사가 없다고 봤다.

헌재는 탄핵 결정문에서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진실성 없는 사과를 하고 국민에게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피청구인의 이러한 언행을 보면 헌법수호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만장일치로 파면을 결정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탄핵 선고 사례를 참고하면 윤 대통령이 국회 계엄 해제 의결 과정에 군과 경찰을 투입한 행위, 정치인·법조인 체포 지시 등이 파면에 이를 만큼 중대한 위헌·위반 행위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