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는 순간 인파가 몰린 거리는 감격의 눈물과 분노의 눈물이 뒤섞였다.

4일 오전 서울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6번 출구 주변은 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로 가득 찼다. 전날 밤부터 이곳을 지켰거나 이른 아침에 합류한 시민 약 1만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주권자의 명령이다 만장일치 파면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은 선고 전 횡단보도에 ‘민중이 꿈꾸는 거리다’, ‘아침이여 오라’ 등의 문구를 분필로 새기며 탄핵 인용을 기대했다. 선고 10분 전부터는 고요함 속에서 거리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집중했다.

선고가 시작되고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낭독하는 결정문 내용이 탄핵 인용으로 가닥이 잡히자 시민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각자 휴대전화를 들었다.

마침내 윤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자 환호성과 함께 거리는 울음바다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탄핵 찬성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2025.4.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탄핵 찬성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2025.4.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안국역 인근에서 만난 이석현(37)씨는 “지난해 12월부터 경북 구미에서 매주 올라왔다. 헌법을 짓밟는 사람을 막아야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이 거리에 있는 다양한 깃발들처럼 모두가 하나 되는 대한민국이 다시 시작되길 바란다”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한희준(55)씨는 “주문을 듣는 순간까지 혹시 파면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가 나올까 봐 조마조마했다”면서도 “너무 당연한 결정이 나온 것에 가슴이 벅찬다”고 했다. 그는 또 “국민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정치권이) 민주주의 진보를 위해 사회 여러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한남동 관저 앞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 1만5천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결집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기각·각하”, “윤석열 무죄”를 외쳤다. 그러나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자 격앙된 채 울분을 쏟아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이 선고 직후 낙담하고 있다. 2025.4.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이 선고 직후 낙담하고 있다. 2025.4.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한 시민은 태극기를 들고 “말도 안 돼”라며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흘렸다. 여기저기선 “판결에 불복한다”, “광화문 광장에 내일(5일) 천만 시민이 모일 것”이라는 외침이 들렸다.

관저 인근에서 만난 김모(70)씨는 “4대4 기각 결과가 나올 줄 알았는데 이번 계기로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도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국민저항운동에 동참해 내일 광화문으로 가겠다”고 했다.

박영준(76·경기 고양시)씨는 “평화·비폭력을 권장하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정신으로 나가야 한다”며 “서부지법 사태는 애국하는 사람들이 한 것인데 그게 뭐가 문제냐.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집결할 것”이라고 했다.

/변민철·백효은·한규준·마주영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