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같기만 하던 3월이 지나가고 4월이 도래했습니다. 진짜 봄이 오는 것 같습니다. 4월 초순에 볼만한 전시들 소개합니다.

트라이보울 기획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

전시 포스터.
전시 포스터.

인천 송도국제도시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보울에서는 올해 첫 기획 전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를 오는 8일부터 6월21일까지 개최합니다.

여러 기호를 포함한 것 같은 전시 제목부터 눈에 띄네요. 이 전시는 현대 사회의 불안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예술을 통해 삶의 의지와 용기를 찾는 과정을 담는다고 합니다. 전시는 설치,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일상의 순간들을 예술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이 있는 문화예술 경험을 준다는 취지로 기획됐습니다.

트라이보울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시민들에게 봄처럼 명랑하고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했습니다. 전시는 화요일~일요일 오후 12시부터 5시 30분까지 운영합니다.

도든아트하우스 ‘작·담·화·객(作·談·畵·客)’

도든아트하우스 ‘작·담·화·객’ 전시 모습.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도든아트하우스 ‘작·담·화·객’ 전시 모습.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중구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도든아트하우스는 오는 10일까지 중진 미술가 4명을 초대한 전시 ‘작·담·화·객(作·談·畵·客)’을 개최합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김진안, 폴 정, 원도희, 이복행입니다. 이들은 개항장에 갤러리들이 들어서면서부터 전시가 바뀔 때마다 전시장을 돌며 미술 문화 전반에 대한 담론 나누기를 즐기는 작가들이라고 합니다. 전시된 미술 작품 이야기부터 골목 문화, 사람 곁의 미술, 예술의 사회적 기능 등 담백한 이야기를 나누는 화가 손님들인 셈이죠.

중진 작가 4명은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작업으로 뚜렷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도든아트하우스 이창구 관장은 “이러한 관심은 선한 영향력이 돼 갤러리가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미술의 향기가 가득한 골목 문화 활성화에 큰 에너지가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림병원 좋은꿈 갤러리, 김용재 사진전 ‘하늘과 바람과 별과 두루미’

김용재 사진전 ‘하늘과 바람과 별과 두루미’ 출품작들.
김용재 사진전 ‘하늘과 바람과 별과 두루미’ 출품작들.

인천 계양구 한림병원 1층에 있는 좋은꿈 갤러리에서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함께 있는 두루미 사진 전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사진 작가 김용재의 세 번째 개인전 ‘하늘과 바람과 별과 두루미’입니다.

김용재 작가는 임진강에 머무는 두루미의 생태와 여정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작가는 “‘두루-, 두루루-’ 서로를 부르는 그 소리는 계절의 경계를 넘어, 산과 강과 들을 따라 울려퍼진다”며 “두루미는 수천 년 동안 하늘을 따라, 바람을 따라, 별을 따라 남과 북을 오갔다. 그들의 여정은 계속되고, 그 울음은 여전히 하늘에 닿는다”라고 작가노트에 적었습니다.

갤러리 벨라, 신정순 도예 개인전 ‘나의 기도가 꽃이 되는 날’

신정순 作 ‘월미도 이야기’ /갤러리 벨라 제공
신정순 作 ‘월미도 이야기’ /갤러리 벨라 제공

인천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벨라는 오는 13일까지 도예가 신정순의 개인전 ‘나의 기도가 꽃이 되는 날’을 진행 중입니다.

갤러리 벨라의 2025년 전시 기획 ‘Flower series’의 첫 번째 전시이기도 합니다. 갤러리 벨라는 올해 여성 작가 4명이 느끼는 꽃에 대한 장르별 관점을 전시로 풀 계획입니다.

그 첫 번째 작가 신정순은 꽃을 기도로 표현한 작품들로 갤러리를 채웠습니다. 작가는 “흙이라는 원초적 질료를 이용해 불의 속성인 소멸을 넘어선 후에야 생명을 가진 도예 작품이 탄생된다”며 “의미를 부여한 생명과 따듯한 피가 통하는 소우주의 탄생”이라고 전시 서문을 썼습니다.

신정순 작가는 16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120여 차례의 국내외 그룹전·기획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도예가입니다.

현대 사진 기획전 ‘평범함 속의 심연 : Banalisation’

‘평범함 속의 심연 : Banalisation’ 포스터.
‘평범함 속의 심연 : Banalisation’ 포스터.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갤러리 스페이스앤(케이슨24)에서는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가 주최하는 현대 사진 기획 전시 ‘평범함 속의 심연 : Banalisation’이 오는 29일까지 열립니다.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 소속 연구원이자 작가 40명이 ‘평범함’이란 주제를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보편화 또는 일반화를 뜻하는 Banalisation은 일상이 흔하고 단조롭게 방복되며 본래의 가치를 잃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시는 이러한 현대인의 감각 둔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사진이라는 시각 언어를 통해 무심히 지나쳤던 장면들 속에 숨은 이야기를 깊이 있게 포착합니다.

전시는 5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오후 5시에 개막식을 진행합니다. 김노천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감각을 다시 꺼내는 시간, 이는 곧 익숙함 속에 감춰진 삶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하는 시도이며, 예술이 일상에 작게 스며드는 가장 섬세한 방식이 될 것입니다. ‘평범함’이란 감춰진 심연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삶의 고유한 빛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랍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