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결과로 각 정당 분위기가 묘하게 꼬이면서 주요 정당 바깥에 있는 이른바 제 3세력의 향배가 주목받고 있다.

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은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당 지도부와 대통령 후보 재 신임 문제로, 위기에 빠진 자민련은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제 3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정치권 이합집산 분위기가 설득력 있게 흘러나오고 있다.

먼저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이번 선거에서 충청권 3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대전과 충북을 한나라당에 내줌으로써 '충청권 맹주' 자리를 박탈당한뒤 돌파구 마련을 위해 장고에 들어갔다. 40여년 정치역정에서 여러 정치적 위기를 겪었으나 이번의 위기는 자신이 두발을 디뎌야 할 정치적 기반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최대 시련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정치권 지각변동의 중심권에 있는 것은 김 총재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그래서 제 3의 정당 출현의 정점에는 김 총재를 매개로 이인제 의원까지 가세해, 이들의 영문 이름 이니셜을 딴 이른바 'IJPM' 연대를 구축하게 되면 '영남권+충청권+젊은층'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유력한 제3후보가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벌써부터 'IJPM', 또는 김종필 총재를 배제한 'IPM 신당'이 창당되면 국민참여경선제를 통해 당·대권을 분리할 가능성을 내다보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민주당은 선거 참패로 인해 당 지도부와 대통령 후보의 재신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민주당의 울타리안에 있지만 마음이 떠난 이인제 의원의 가세 가능성은 정치권 지각변동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실제 박 대표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당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정계개편 가능성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정 의원의 경우 후원회 조직 및 인터넷 팬클럽 정비, 정책보좌 인턴 모집 등 월드컵대회 이후 정치행보를 본격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일각에선 대선조직 정비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제각각 독자행보를 통해 대선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양강구도속에서도 각종 지지도 조사에서 10%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일세력을 형성할 경우 대선구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