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정운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지난 4일 대통령이 파면됐다.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4개월 만이다. 이 4개월 동안 대한민국 곳곳은 혼란했고, 어수선했다. 서울에서는 주말마다 집회가 열렸다. 탄핵을 두고 격렬하게 찬반 의견이 오갔다.

소상공인들은 경기침체 상황에 터진 정치적 혼란으로 더욱 어려워했다. 1주일이 멀다 하고 집 주변 점포들이 간판을 내렸다.

우리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기업들은 태평양 건너에서 대통령이 된 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보다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경제·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인천의 큰 공장은 4월 한 달간 가동을 중단한다고 했다.

산불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아직도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미래 세대가 성장하는 학교는 어떤가.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올해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 등으로 학교 현장도 혼란스럽다. 준비 과정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 교원단체는 고교학점제 전면 폐지를 주장하기도 한다.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채용된 늘봄행정실무사들은 예정과 다른 과도한 업무에 학교를 떠나고 있다.

대통령이 모든 상황의 원인이 아닐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이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 어려웠다.

이번 파면이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6월 초에 열리는 대통령 선거까지는 갈등과 어수선함, 불안정이 이어질 것이다. 다만 다음 대통령이 당선되면 적어도 불안전성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12·3 비상계엄령은 일상이 송두리째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후 진행된 탄핵 절차 과정에서도 국민들은 제대로 일상을 영위하기 어려웠다.

‘일상’이라는 단어가 귀하게 여겨지는 시기가 끝나길 바란다. 지금 그 역할을 맡은 것은 어쩔 수 없이 ‘정치’다.

/정운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