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못 봐” 아주대 의과대 적막

尹 파면에 정책 방향성 상실 우려

박단 비대위장 “독단정책 중단을”

정부가 정한 의대생 복귀 시한 마감일인 31일 오전 경기도내 한 의과대학에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5.3.3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정부가 정한 의대생 복귀 시한 마감일인 31일 오전 경기도내 한 의과대학에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5.3.3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의대 증원 정책을 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지난 4일 아주대 의과대학 건물에서 만난 대학원생들은 의대생들을 봤냐는 질문에 하나 같이 “의대생 거의 못 봤어요”라고 답했다.

이날 오후 아주대 의대 건물 내에 위치한 자습실은 컴퓨터를 하는 몇 명의 학생만 있을 뿐 대부분 비어 있었고 대학원생들만 건물을 돌아다닐 뿐이었다. 불이 꺼져 있는 강의실도 많았다. 학생들로 붐벼야 할 의대 건물은 생기가 돌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에 찾은 성균관대 의과대학 건물은 적막감마저 흘렀다. 의학 도서관에는 소수의 학생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해 2월 정부가 발표한 의대생 정원 2천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은 지난달 31일까지 대부분 등록을 마치며 서류상으론 학교로 돌아왔다.

정부는 지난달 말까지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한다는 전제하에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3천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학생들의 복귀를 유도했다.

그러나 이날 아주대와 성균관대의 모습처럼 의대생들이 정상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의대 수업은 계속 파행하고 있는 셈이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지난 2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5개 의대 재학생 6천571명 중 실제 수업에 참여하거나 참여 예정인 학생은 3.87%(254명)에 그쳤다. 인천에 소재한 가천대는 245명 중 1명(0.41%)이 수업에 복귀했고 아주대(2.12%)와 성균관대(5.99%)도 수강률이 매우 낮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의대생 증원을 포함한 정부의 의료 정책이 방향성을 잃을 수도 있어 의대 수업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인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현 정부는 윤석열의 독단으로 실행됐던 모든 의료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우리는 갈등과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 정부는 보다 유연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아주대의료원 관계자는 “의대생이 현재 수업에 몇 명 정도 참여하는지를 포함한 수업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비공개 방침”이라며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