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중국·베트남행 전체 71.6%
수출경쟁 하락시 중간재 화물 급감
수출차 25% 관세 부과 타격 불보듯

미국의 상호 관세 실행으로 인천항과 평택항 물동량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로 인천항 주요 컨테이너 화물 교역국인 중국과 베트남은 미국으로 수출할 때 각각 34%, 46%의 관세를 내야 한다.
지난해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355만7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가운데 중국·베트남과의 교역량은 255만TEU로, 전체의 71.6%에 달했다.
인천항에서 중국과 베트남으로 수출되는 화물은 주로 중간재로, 전체 화물의 53% 정도를 차지한다고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국과 베트남에 있는 공장들은 수입한 중간재를 완제품으로 만들어 다시 해외로 보내는 형태로 운영되는데, 상호관세 여파로 대(對)미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면 중간재 물동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호관세로 중국과 베트남의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 중간재뿐 아니라 다른 화물의 물동량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평택항과 인천항의 자동차 수출도 이번 조치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는 이번 상호관세 대상에는 빠졌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수출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인천 내항에서 수출된 차량 29만여대 중 3분의 2는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으로, 대부분 미국으로 수출됐다.
국내 1위 자동차 수출 항만인 평택항도 전체 수출량의 95%에 달하는 현대·기아차 물량이 감소하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차 업체들은 관세 문제 해결책으로 미국 내 생산량 증가를 검토하고 있어 당분간 자동차 물동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전 세계에 비슷한 수준의 관세가 책정됐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수출입 물량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