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명의 사상자를 낸 안성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 교량 붕괴사고 당시 작업에 동원된 특수장비인 ‘빔 런처’가 전방 이동을 주로 하는 ‘전진형 빔 런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고는 빔 런처를 뒤로 움직이는 ‘백런칭’ 작업 중에 발생했는데, 경찰은 이 전진형 런처가 후진하면서 시공이 가능한 장비인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공사현장에서 사용된 런처가 ‘전진형 빔 런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빔런처는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 인양 및 설치 장비로, 교각 위에 레일을 설치해 이 위로 전·후방 이동하면서 가설하는 왕복형과 마찬가지로 레일을 설치하되 앞으로 움직이면서 가설하는 전진형 등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전진형은 왕복형보다 설치 기간이 짧고, 장비 자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진형 빔 런처의 경우 일정 거리를 움직일 때 레일이 아닌 교각 위에 올려져 있는 거더를 밟고 이동해야 하며, 후방으로 빼낼 때도 거더를 밟고 지나갈 수밖에 없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길이 102m, 무게 400t에 달하는 이 런처가 공사 진행 과정에서 당시 붕괴된 거더에 영향을 줬을 수밖에 없단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진형 런처도 후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면서도 “후진하면서 공사를 할 수도 있는 것인지 확인을 할 필요가 있어서 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이 사고 관련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 3명과 호반산업 관계자 1명, 하도급사인 장헌산업 관계자 1명,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2명 등 총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아울러 부상자 6명 가운데 현재 조사가 가능한 4명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49분께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9공구의 청룡천교 공사현장에서 교각 위에 설치한 콘크리트 상판 구조물이 지상으로 붕괴했다. 이 사고로 교량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0명이 추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