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핵심 상권’ 문화거리 일대

원조 경리단길은 코로나에 주춤

區, 활성 기원 지정·관광자원 기대

경인전철 부평역 인근에 위치한 평리단길. /부평구 제공
경인전철 부평역 인근에 위치한 평리단길. /부평구 제공

도시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상권이 있다. 인천 부평구를 대표하는 상권은 ‘부평 문화의 거리’ 일대다. 경인철도 부평역 북광장 일대에 음식점와 의류매장 등 상점이 밀집해 있다.

상권을 활성화하는 건 해당 지자체의 주요 정책 목표다. 인천 부평구는 대표 상권인 이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이 곳에 ‘평리단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평리단길’은 부평구의 지역명칭이 아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경리단길’의 앞 글자를 부평을 뜻하는 ‘평’으로 바꾼 것이다.

경리단길은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이었다. 음식점과 술집 등 개성 있는 상점들이 많아, 서울 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이 곳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다만 경리단길도 정식 명칭은 아니다.

경인전철 부평역 인근에 위치한 평리단길. /부평구 제공
경인전철 부평역 인근에 위치한 평리단길. /부평구 제공

경리단길은 1969년부터 운영된 ‘육군중앙경리단(현 국군재정관리단)’에서 유래됐다. 인근에 미군 부대가 있어 외국인들을 위한 식당과 술집 등이 많이 운영됐다. 이러한 점이 인기를 끌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 지역 정식명칭은 회나무로다.

경리단길이 국내 대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각 지역 주요 상권들은 경리단길의 이름을 따 ‘X리단길’로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서울에서만 ‘망리단길(마포구 망원동)’, ‘쌍리단길(창동 쌍문역 일대) 등 여러 곳이다. 부산은 ‘해리단길(해운대역 일대)’, 대구는 ‘봉리단길(중구 대봉동 일대)’이 있다.

모두 공식 명칭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X리단길’은 각 지역 핵심 상권을 일컫는 명칭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기원이 된 경리단길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 점차 활력을 잃고 있다. 지난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도 경리단길이 위축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참사 장소와 경리단길은 도보로 5분 안팎이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인천 부평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핵심 상권을 명예도로로 지정했다. 그만큼 이 지역이 활성화하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부평구가 지정한 명예도로는 부평대로32·36·38·40번길, 부평문화로65·71번길이다. 바둑판 모양이며, 전체 길이는 800m 정도다.

부평구는 평리단길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자원 육성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