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등 ‘여름옷’ 가득 채워

“오래 입는 거 사는 게 돈절약”

이상기온에 봄특수 사실상 끝나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내 지프 할인매대. 지난 1일부터 여름 의류를 최대 반값 할인하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5.4.9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내 지프 할인매대. 지난 1일부터 여름 의류를 최대 반값 할인하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5.4.9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경기도내에선 벚꽃이 이제야 개화해 꽃망울이 팝콘처럼 터지고 있지만, 의류 매장은 벌써 여름이 당도했다. 한낮 기온이 20도에 달하는 날씨가 이어지자 반소매 의류를 매장 전면에 배치하고 할인 행사도 시작했다.

9일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한 브랜드 매장은 입구 행거에 반소매 카라티 등 여름 의류를 진열하고 있었다. 기존에 걸려있던 긴 소매 의류는 매장 안쪽 진열대로 자리가 교체됐다.

또 다른 브랜드는 백화점 내에 따로 할인매대를 꾸렸다. 매대를 살펴보니 대다수가 얇은 소재의 반소매 티셔츠였다. 지하 1층 파사쥬에 자리한 SPA 브랜드도 반소매 티셔츠, 반소매 니트 등 여름 의류와 함께 남방, 청재킷등 봄옷이 혼재된 모습이었다.

다른 유통채널도 비슷한 모습이 관측된다. 이날 찾은 스타필드 수원 1층의 한 브랜드도 여름에 대비한 특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다른 층에서도 여름옷이 매장을 가득 채웠다. AK플라자 수원점 또한 의류 매장 곳곳에서 여름옷이 판매되고 있었다. 스트리트 캐주얼 특가전이 열리는 이벤트 매장에선 반소매티와 반바지 등이 할인 중이었다. 사실상 봄 특수는 사라진 셈이다.

스타필드 수원점 1층에서 시스티나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5.4.9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스타필드 수원점 1층에서 시스티나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5.4.9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이벤트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 A(28)씨는 “요즘은 봄이 너무 짧은 느낌이다. 봄옷을 사도 얼마 못 입는다. 차라리 오래 입을 수 있는 여름옷을 사는 게 돈을 아끼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여름옷을 전면에 배치하고 할인행사에 나선 데는 날씨와 관련이 깊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봄 시작일은 빨라지고 여름은 길어지고 있다. 봄 시작일은 일평균기온이 5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을, 여름은 일평균기온이 20도 이상 지속된 첫날을 시작일로 잡는다. 기상청 전망을 보면 4월 평균 최고 기온은 12.4도, 5월 17.6도, 6월 22.1도로 예측했다.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S/S시즌 상품을 판매할 때 봄옷과 여름옷 비율이 반반이었다면 최근엔 여름 상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4월 봄 정기세일에 여름옷을 전면에 내세우는 분위기”라며 “이상기온으로 겨울과 여름이 길다 보니 요즘은 겨울에도 반소매 의류를 판매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