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입법 두루 겪은 정치 베테랑

최연소 군수·행안부 장관 등 지내

개헌 확산 공·옅은 계파색은 기회

 

30년 넘는 경력에도 당 토대 취약

홍준표·김문수 등 지지층 넘어서야

정해지지 않은 ‘경선 룰’도 위협적

차기 대권을 향한 잠룡들의 본격 경쟁이 마지막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역대 현직 인천시장 가운데 최초로 유정복 인천시장도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며 레이스에 합류했다. 대권 주자 유정복에 대한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요인) 분석을 해봤다. → 표 참조

유 시장이 가진 강점(Strengths)은 행정·입법을 두루 경험한 ‘정치 베테랑’이라는 점이다. 유 시장은 탄핵 정국이 펼쳐진 올해 초부터 사실상 대권 행보를 이어왔다. 각종 방송·언론 인터뷰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다양한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1994년 관선 김포군수 취임 당시 전국 최연소 군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관선 서구청장과 민선 김포시장, 2차례 인천시장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농림수산식품부·안전행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 시장은 ‘지방분권 개헌’ 논의를 주도했다. ‘개헌 전도사’로 각인된 이미지도 강점 가운데 하나다. 정치권에 개헌 논의가 확산한 배경에 유 시장의 노력이 컸다.

풍부한 경험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국민의힘 내에서의 취약한 기반은 약점(Weaknesses)이다. 30년이 넘는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룬 성과가 결코 적지 않음에도 인지도가 낮은 건 약점이다. 당내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은 경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는 당내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유 시장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역전 드라마를 펼칠 것인지 여부도 이번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9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유 시장은 대선 출마를 ‘제2의 인천상륙작전’이라고 표현했다. 2025.4.9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유정복 인천시장이 9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유 시장은 대선 출마를 ‘제2의 인천상륙작전’이라고 표현했다. 2025.4.9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경선에 뛰어든 유 시장에게 기회·위협 요인도 공존한다.

옅은 계파색과 중도 확장 잠재력, ‘제로’(0)에 가까운 사법리스크 등은 유 시장에게 더없이 훌륭한 기회(Opportunities)로 볼 수도 있다. 국민의힘 대권 유력 주자들이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거나 비호감도가 높다는 약점을 안고 있는 반면, 유 시장은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도 표심에 어필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시장은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친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문수 전 장관이나 ‘검사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동훈 전 대표는 중도층으로부터 비호감도가 높은 약점이 있다.

유 시장에게 개헌 이슈와 ‘경선 룰’은 잠재적 위협(Threats)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개헌’이 정치권 전반 이슈로 자리를 잡으며 ‘개헌 전도사’ 유 시장이 쥐고 있는 개헌 주도권이 희석될 수 있다. 정해지지 않은 ‘경선 룰’도 위협 요인이다. ‘2강 대결’ ‘원샷 4자 경선’ 등 ‘될 사람 밀어주기’식의 룰이 정해진다면 유 시장이 역전을 노릴 시간은 많지 않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