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90일간 유예 발표에 美 증시 폭등
외국인 돌아오면서 ‘대규모 순매수’ 전환

10일 코스피 지수가 미국의 상호 관세 유예와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장중 5% 이상 급등하며 최근 급락분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이날 오후 1시 1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75포인트(5.30%) 상승한 2,415.27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01.43포인트(4.42%) 오른 2,395.13으로 출발한 뒤 상승세를 유지하며 개장 직후 2,420선을 터치했다가 일부 상승폭을 반납해 2,410선 인근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초반에는 급등으로 인해 코스피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 조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블랙먼데이’ 직후 급반등했던 지난해 8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했던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하고, 밤사이 미국 증시가 폭등한 것이 국내 증시에도 반등 재료가 됐다. 이 기간 한국에 부과되는 관세는 25%에서 10%로 낮아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436억 원, 기관이 1,416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4,022억 원어치를 팔았다. 미국발 관세 이슈가 본격화된 이후 국내 증시에서 투매 양상을 보였던 외국인이 현·선물 매수로 전환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을 1조 1,430억 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9.33%)와 삼성전자(5.66%) 등 반도체주가 강하게 반등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6.53%), 삼성바이오로직스(1.81%), 현대차(6.91%)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한편, 미국의 관세 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해 84%의 보복 관세를 발표하며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과 함께 반등에 성공했지만, 향후 글로벌 무역 분쟁의 추이에 따라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주훈기자 raindrop@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