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주자 잇따라 저서 발간

정치 철학과 비전 담은 ‘대권 출사표’

李·金 온라인 판매 순위서 경쟁

“대중에 큰 영향 없을 것” 지적도

사진은 왼쪽부터 김동연 경기도지사 저서 ‘분노를 넘어, 김동연’,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동연 경기도지사 저서 ‘분노를 넘어, 김동연’,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

장미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유력 대선 주자들이 ‘출판 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이 담긴 저서를 앞다퉈 발간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서점 베스트 셀러 순위에선 후보자 간 순위 경쟁이 열리며 경선 레이스 출발 전부터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부터 ‘분노를 넘어 김동연’이라는 제목의 저서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책에는 김 지사의 삶과 철학, 정치 입문 후 비화, 경기도지사이자 대선 주자로서의 비전 등이 담겼다.

예약판매가 시작되자 김 지사의 지지자들은 “순위를 올리자”며 온라인에 구매 인증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김 지사의 책은 예약 판매 하루 만에 한 온라인 서점의 실시간 베스트 셀러 순위 2위에 올랐다.

이날 기준 1위를 차지한 책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였다. 지난 9일부터 예약 판매하기 시작한 이 전 대표의 책은 하루도 채 안 돼 1위에 오르며 유력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 지사와 이 전 대표 등 야권의 대선 후보들이 비슷한 시기에 정치적 철학과 비전이 담긴 책을 발간하며 경선 레이스 출발 전부터 서점가에서 후보들간 경쟁이 시작된 모습이다.

여권에선 홍준표 대구시장이 출판 정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게재한 글을 엮은 ‘꿈은 이루어진다’를 발간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제7공화국 선진대국(Great Korea) 시대를 연다’를 발간했다.

홍 시장은 지난 1월에도 ‘정치가 왜 이래’라는 제목의 정치 일기 형식의 저서를 발간하며 탄핵 국면에 접어든 지난해 12월 이후 총 3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밖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월 ‘다시 성장이다’라는 제목의 저서를 발간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월 ‘국민이 먼저입니다(한동훈의 선택)’을 발간하며 2개월 간 공백을 깨고 정계에 복귀했다. 한 전 대표의 책은 온라인 서점 베스트 셀러 순위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난 3월 ‘대한민국 대통합, 찢는 정치꾼 잇는 유정복’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하고, 출간 기념행사를 열어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야 대선 주자들이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이 담긴 저서를 잇따라 출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출판 정치가 일반 대중에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어느 순간 부터 선거를 앞두고 출판 정치는 하나의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며 “지지자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은 정치인의 저서에 큰 관심이 없어 판매 실적이나 순위 등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