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라는 직업적 가면 쓴 사람들
올바른 인간 길러내야 할 의무 있어
망언 쏟아내는 정치배들과 달라야
본분 역행하는 비교육적 언행할 땐
책임 묻고 그에 합당한 조치 취해야

최근 우리 사회의 가르치는 사람들의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이런 우려는 교사와 교수, (학원)강사를 구분하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는 교육자라는 직업적 가면(persona)을 쓰고 쏟아내는 언행이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물론 이들도 이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기에 다른 직종과 굳이 차별을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행태가 본인을 넘어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직에 남다른 기대와 희망을 거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가 큰 점을 생각하면 마땅한 조치로 경종을 울려야 한다.
지난달 경북 영주경찰서는 수업시간에 학생을 위협하는 발언을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30대 여교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5학년 담임인 이 교사는 최근 각각 두 차례에 걸쳐 수업 도중 “너희들이 나를 공격하면 나도 너희를 해치거나 공격할 수 있다. 나도 자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달리기를 하는 이유는 살인범이 쫓아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살인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집에 가서 부모에게 이를 알렸고 학교와 영주 교육지원청에 항의가 쏟아지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은 학교 관계자는 해당 교사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를 넘어 이제는 교수, 강사 출신의 경거망동과 망언도 문제다. 어느 전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암살계획 성공을 빈다. 전과5범 이재명 내란선동 법치파괴 국기문란 입법독재 사형시켜라”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이재명이 죽어야 문재인도 죽고 임종석도 죽는다”는 표현을 적었다. 그는 이어 “중공 XXX새끼들 내 유튜브까지 인해전술로 와서 욕지거리네. 바로 쌍욕으로 대응하느니라. 독사의 자식들아”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그의 이러한 극단적 발언은 그가 극우 세력 중의 한 사람이자 목사라는 탈을 쓰고 저지르는 망언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파장은 크다 할 수 있다. 학원의 유명 강사 출신 모씨는 12·3 비상계엄의 지지와 내란수괴인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외치며 탄핵이 인용되면 헌법재판소의 파괴를 공공연하게 주장하며 사법체계를 전면으로 부정하기도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은 정권 유지와 권력 쟁취를 위해 극우 세력들과 합세하여 각종 망언을 쏟아내는 정치배들과는 근본부터 달라야 한다. 인간의 영혼을 보듬고 그들을 가르쳐 이 땅에 바람직한 민주시민과 올바른 인간(종교인, 공무원)을 길러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안고 있는 이른바 교육자들은 남다른 언어와 행동이 기대되는 직업군이다. 하지만 순수한 영혼들에 상처를 남기고 지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것은 커다란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특히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고 본분에 역행하는 비교육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는 경우는 응분의 책임을 묻고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왜냐면 그들이야말로 이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 세대들에게 매우 위험하고 파괴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말은 자신의 인격과 품위를 대변하는 요소다. 사람을 사람답게 가르칠 원만한 인격과 교양을 소유하지 못하고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교육자의 자격이 없다. 우리는 과거부터 자질 없는 교육자들이 이 사회와 교직에 남긴 후유증을 수없이 보아 왔다. 예컨대 ‘Me, too’ 사건에 연루된 교사들이 그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누구보다 앞서 우리 교육을 망치는 주범들이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 했다. “선생은 많으나 진정한 선생은 없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다. 소수의 교직 파괴자들이 전체 선량한 교육자들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모든 교육자는 ‘품위 유지’와 ‘성실’의 의무와 책임을 진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하는 말이 미치는 파급효과를 모르는 인지능력의 소유자는 무능하고 비인격적, 비교육적으로 교단에서 퇴출의 대상이어야 한다.
/전재학 前 인천 산곡남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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