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비건 전 美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담

포드 수석부사장 등 자동차 무역전략 등 총괄

비건 전 대표 관세 문제에 “협상 여지 남아”

김 지사, 귀국 후 광명 붕괴 현장 찾을 예정

현지시각 10일 오후 미국 미시간주 미시간대 포드스쿨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와 스티브 비건 전 대표(오른쪽)가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4.10 /경기도 제공
현지시각 10일 오후 미국 미시간주 미시간대 포드스쿨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와 스티브 비건 전 대표(오른쪽)가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4.10 /경기도 제공

대선 출마 직후 ‘관세 외교’를 위해 미국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방미 마지막 일정으로 스티브 비건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관세 문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10일(현지시간) 미시간대 포드스쿨 강의실에서 비건 전 대표와 특별 회담을 가졌다.

비건 전 대표는 트럼프 1기 정부 외교 라인의 핵심 인사로,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했다. 조셉 윤(현 주한미국대사 대리)에 이어 트럼프 1기 정부의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돼, 2019년 1월 북한 최선희 외무부 부상과 스웨덴에서 ‘합숙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1기 합류 전 미시간주에 소재한 완성차 회사 포드에서 약 15년을 수석부사장으로 근무하며 기업의 무역전략과 정치 리스크를 총괄한 바 있다.

이날 회담은 순방 일정에 계획돼 있진 않았지만, 김 지사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트럼프 1기와 포드사의 핵심 인사였던 비건 전 대표를 만나 관세 문제와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전략적 조언을 구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자동차 산업은 미시간주와 경기도 모두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관세 문제 해법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비건 전 대표는 “지난 10년간 한국은 미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국가 중 하나”라며 “여전히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는 한국 제조업체들이 이미 미국 자동차 산업의 일부가 되는 데 성공했다”며 “현대자동차가 조지아주에서 차를 생산할 때, 그것은 사실상 미국산 자동차다. 이는 (관세를 낮추는데) 매우 설득력 있는 포인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가 직전 일정이었던 그렌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의 회동에 관해 얘기하자, 비건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와 미시간 주지사가 같이 협력한다면, 세계 10대 자동차 기업 중에 아마 톱 5 기업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대북정책에 대한 논의도 나눴다.

김 지사는 “북한과의 관계가 굉장히 어려운데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하시느냐”고 물었고, 비건 전 대표는 “김정은이 한국에 새정부가 들어서도 한국 정부와 소통 하려고 할지 의문”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에 변화 국면이 있어야 북한도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지사는 이날 만남을 끝으로 2박 4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인 김 지사는 곧장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