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기적 간절한데… 또 무너질라, 야속한 날씨

 

비·돌풍 영향, 크레인 운용 제한

대피주민 “남은 한분 빨리 구조”

남은 1명 지하 40m에 위치 추정

12일 오전 4시 27분께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고립됐던 20대 굴착기 기사가 사고 발생 13시간여만에 구조되고 있다. 2025.4.12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12일 오전 4시 27분께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고립됐던 20대 굴착기 기사가 사고 발생 13시간여만에 구조되고 있다. 2025.4.12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13일 정오께 광명 일직동 신안산선 5-2공구 붕괴현장엔 노란색상의 대형크레인이 잔해 인양 작업을 위해 대기 중이었다. 크레인 위론 분주하게 드론이 움직이며 지면에서 확인하기 힘든 사고 현장의 모습을 촬영했고, 구조 인력들은 드론 화면을 바탕으로 사고 수습 대책을 논의 중이었다.

공사 현장 관계자들은 불규칙하게 뒤틀려 있는 지표면 위에 파란 방수포를 덮으며 오락가락 내리는 비가 스며들지 못하게 막고 있는 모습이었다. 소방은 500t급 크레인으로 붕괴된 잔해를 들어올려 진입로를 확보해 구조작업을 펼친다는 계획이지만, 문제는 날씨였다.

사고 현장에 비는 그친 상황이었으나 인근 광명IC, 안양시 등에선 돌풍과 함께 비가 쏟아지고 있어 확대됐을 시엔 작업 중 크레인이 흔들리는 불상사가 우려됐다. 이 때문에 혹시나 모를 날씨 변화를 관찰하며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구조작업을 준비 중이었다.

13일 오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 실종자 수색 작업을 위한 크레인이 설치돼 있다. 매몰됐던 근로자 2명 중 1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인 가운데 소방당국은 악천후로 중단됐던 수색 작업을 이날 오후 재개했다고 밝혔다. 2025.4.1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3일 오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 실종자 수색 작업을 위한 크레인이 설치돼 있다. 매몰됐던 근로자 2명 중 1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인 가운데 소방당국은 악천후로 중단됐던 수색 작업을 이날 오후 재개했다고 밝혔다. 2025.4.1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사고 현장과 인접한 600여 가구 규모 P아파트 입구부터 소방 구조대와 경찰 차량, 공사 작업자들의 차량 여러 대가 주차돼 있었고 폴리스라인이 쳐진 앞엔 초조한 마음으로 현장을 지켜보는 주민들도 삼삼오오 모였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는 “사고 여파로 11일 집을 잠시 떠났다가 어제 오전 돌아왔는데 불안함이 커 현장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 또 다른 붕괴는 발생하지 않는 건지, 사고 수습은 언제 끝나는지 궁금해서 나왔다”고 전했다.

A씨와 함께 현장에 나온 또 다른 30대 여성 B씨는 “주말이지만 아이들은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다. 우리도 불안감이 크지만 고립돼 남아 있는 한 분이 빨리 구조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소방 대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4.1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3일 오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소방 대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4.1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인근 주민 일부는 사고 직후 추가 붕괴 위험이 경고되자 11일 긴급대피했고 지난 12일 오전 8시 안전문제가 없다는 진단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P아파트로부터 현장까지 이어지는 통로를 비롯해 사고 지점을 통과하는 왕복 6차선 도로 등은 아직도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는 “전날 추가 붕괴 우려로 수색작업이 중단된 적이 있는만큼 또 다른 위험은 없는지 신중하게 확인하고 수색 작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현장 근로자는 1명으로 지하 40m 지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전날 현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구조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최선을 다해 빠른 시간 내에 구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신지영·김태강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