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들러리’ 경선룰 유감”

비명계 단일화 가능성 열어둬

중앙정부·경기도지사 경험 장점으로 부각

김 지사는 13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마련한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쾌한 캠프’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2025.4.13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김 지사는 13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마련한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쾌한 캠프’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2025.4.13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지난 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유쾌한 캠프’가 출범을 알렸다. 네거티브·매머드 선대위·조직 동원 없는 3무(無) 선거 운동을 약속한 김 지사의 선거대책위원회는 기존 정치권에서의 관례와는 달리 별도의 직책을 두지 않고 후보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13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마련한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많을 다(多), 찾을 방(訪)의 의미와 함께, 선거가 끝날 때까지 유쾌하게 해보자는 뜻에서 ‘더 유쾌한 다방’으로 오늘 행사 이름을 붙였다”며 “한국이 과거로 회귀하느냐 미래로 ‘점프 업’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이번 대선의 의미로 규정한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캠프에는 경기도에서 그를 보좌하던 전 국회의원 출신 인물들이 대거 함께한다. 고영인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캠프를 총괄하며, 윤준호 전 경기도 정무수석과 전해철 경기도정자문위원장도 참여한다. 또, 박광온·정춘숙·전혜숙 전 의원 등도 김 지사의 선거 운동을 돕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에 개소한 선거캠프에서 열린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미국 방문에서 얻은 ‘관세외교’ 성과와 선거운동 전략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5.4.13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에 개소한 선거캠프에서 열린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미국 방문에서 얻은 ‘관세외교’ 성과와 선거운동 전략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5.4.13 /연합뉴스

이날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지난 12일 확정된 더불어민주당의 경선룰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 지사는 경선룰에 대해 “아름다운 경선을 바랐지만, 의미없는 ‘들러리’ 경선으로 가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국민경선은 그동안 민주당이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전통이자 자부심인데 역선택 우려와 같은 이런 저런 이유로 다양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 경선룰은 기울어진 운동장이고 압도적인 정권교체에 좋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당원 투표가 진행 중인데)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이를 바로잡아달라”며 당원을 향해 호소했다.

다만 당원 투표를 거쳐 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가 결정한 권리당원 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으로 경선룰이 최종 확정됐을 경우, 경선 불참 가능성에 대해선 “오늘은 답변을 유보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비명계 주자들과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지사는 “김 전 지사와 여러 번 만나면서 단일화를 논의하진 않았지만 지금 민주당이 봉착해 있는 상황,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을 했고 같은 생각을 확인했다”며 “(이날 김 전 지사가 주장한 연정에 대해서도) 김 전 지사가 이야기한 내용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지만 만약 헌정세력 수호에 대한 내용이라면 적극 찬성이다.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더 내용이다. 내란종식에 힘 합쳤던 세력들 연합정부를 만드는 것에 적극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에 개소한 선거캠프에서 열린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커피를 직접 따라주고 있다. 2025.4.13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에 개소한 선거캠프에서 열린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커피를 직접 따라주고 있다. 2025.4.13 /연합뉴스

그는 이 자리에서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한 마디씩 쓴소리를 얹었다. 국민의힘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를 권유한다는 설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한 권한대행은 계엄을 방조한 혐의를 갖고 있는데, 정권 연장을 위해 (그런 것들을) 계획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트럼프 관세 대응 적임자라고 후보로 선출한다면 트럼프 정부 대응에만 대통령의 역할을 한정시키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만약 이번에 민주당이 집권하게 된다면 행정부에 이어 입법부 권력까지 쥐게 돼서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며 “민주당이 반성할 점이 많다. 국민이 걱정할 만하게 국회를 운영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의 권한부터 솔선수범으로 내려놓고 과감한 용기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김 지사는 본인의 장점과 차별점으로 현직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에서의 펼쳤던 기회소득과 같은 정책을 전국으로 확장해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기본소득은 비판하면서, 본인의 시그니처 정책인 기회소득을 부각했다. 김 지사는 “기본소득은 대상 범위도 넓고 정기성과 현금성을 봤을 때 제대로 된 의미의 기본소득은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분들에게 소득을 지원해주는 기회소득을 전국으로 확장하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어떤 다른 후보도 중앙에서 국가 비전을 다뤄보고, 지방에서 현장에서 주민과 호흡해본 사람이 없다”며 본인의 장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출장길에 오르기 전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지난 12일까지 미국 미시간주를 방문해 그렌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 스티브 비건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