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중등 교사들이 ‘교수·학습 및 평가운영 계획서’ 작성 업무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로 한 명의 교사가 다수의 교과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에서 한 과목당 수십 쪽에 달하는 계획서 작성을 하는 것은 과도한 업무 부담이라는 이유에서다.

15일 경기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경기교사노조는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10일까지 도내 중등교사를 대상으로 ‘2025 교수·학습 및 평가운영 계획서’와 관련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3천102명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도내 중등교사들은 계획서 작성에 대해 상당한 업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비해 계획서 작성 부담이 증가했나’라는 질문에 98%가 ‘그렇다’고 답했다. 업무 부담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25%가 ‘불필요한 내용, 과도한 작성분량’이라고 답했고 ‘지나치게 세분화된 기재영역’ 때문이라고 답한 경우도 25%였다.

교수·학습 및 평가운영 계획서에는 한 학기 동안 특정 과목을 어떻게 가르치고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담긴다.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계획서 내용은 공시돼야 하며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계획서는 일반적으로 1학기와 2학기 초에 작성한다.

문제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으로 계획서에 ‘최소 성취수준’에 대한 내용을 추가로 기재해야 해 업무 부담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의 특성을 모르는 상태에서 계획서에 구체적인 평가 채점 기준표를 작성하라는 게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도내 A 고등학교의 2025학년도 1학기 공통영어1 과목에 대한 교수·학습 및 평가 운영 계획서는 27쪽에 달한다. 중등교사들이 1명 당 2~3과목을 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쪽에 달하는 계획서를 쓸 수도 있는 셈이다.

도내 한 고등학교 교사는 “평가 운영 계획서를 어떻게 작성하라는 안내도 없고 충분한 연수도 없어 신규 교사의 경우 쓰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이번 학기에 70쪽 정도의 계획서를 썼다. 고교학점제가 들어오면서 다교과를 가르치는 건 피할 수 없는데 많은 과목의 계획서를 작성해야 해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복수의 과목을 가르치셔야 하기 때문에 교사분들이 일이 더 많다고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한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