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팽창 막고 공간 압축 ‘효율적’
서울 철도 지하화 등 주요사례 다수
토지 부족할수록 역세권 중심 집중
주거비 상승·외곽 슬럼화 등 영향
‘자산 양극화 심화’ 향후 극복과제

도시의 효율적 개발을 유도하는 ‘콤팩트시티(Compact City)’가 어느새 코 앞에 다가왔다. 다만 콤팩트시티의 의미를 단순하게 고층 개발하는 정도로만 이해했다면 개념 정리부터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콤팩트시티란 사람들의 자가용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도시가 팽창하고 거주지들이 교외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환경 파괴를 줄이려는 노력에서 탄생한 개념이다. 즉 도시를 더 이상 팽창시키지 않고 공간을 압축(Compact)한 형태로 개발하는 방식을 말한다.
최근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대도시처럼 주요 도심지 내 가용 토지가 부족해지는 경우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한 고밀·압축·복합 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최근 서울시는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추진계획’을 통해 철도 지상공간을 활용한 대대적인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지하화에만 약 25조원 수준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지만 지상 공간에 대한 복합개발을 통해 개발이익은 3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즉 효율성을 극대화한 개발을 통해 수익도 많이 남는 사업이다. 이처럼 상부공간에 대한 개발이익이 막대하게 추산될 수 있는 이유는 입체·복합 개발을 통해 제2의 연트럴파크 같은 공원시설은 물론 업무·상업·문화시설을 이상적인 형태로 배치하기 때문이다.
사업비 50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단군이래 최대 개발사업 ‘용산국제업무지구’도 콤팩트시티와 수직도시를 표방한다. 글로벌기업 유치가 이뤄지는 국제업무존을 중심으로 용적률 1천500%↑, 100층 내외의 고밀개발을 유도하며 교통을 포함하여 업무, 주거, 여가문화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활동과 이동을 한 건물 또는 근접한 도보권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콤팩트시티의 전형이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뉴욕 최대 복합개발지인 허드슨야드(Hudson Yards) 대비 4.4배 큰 규모의 새로운 도시가 2030년 이후 서울 중심부에서 새로운 얼굴로 탄생한다.
지난 정부에서 가장 먼저 추가했던 대규모 새도시(신규택지, 신도시)는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개발사업이다. 김포시 장기동 일대에 위치하며 731만㎡에 약 4만6천가구가 조성된다. 개발 구상은 스마트 자족도시를 표방하며 철도역을 중심으로 도시기능을 압축해 개발하고 주변 부지에서도 역 접근이 쉽도록 교통 네트워크를 연계 구축한다.
이른바 콤팩트 앤 네트워크(Compact & Network) 형태다. 도시계획(안)을 살펴보면 전체 면적 대비 가운데의 좁은 동그라미를 중심으로 주거와 문화, 교통, 상업, 업무 모두 밀집되고 교통 네트워크를 통해 주변으로 권역들이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도권 외 지방에서의 콤팩트시티 유형은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지방과의 균형발전을 유도한 ‘혁신도시’ 개발사업을 사례로 들 수 있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계기로, 지방의 성장 거점지역 중심부에 조성되는 도시들을 말한다.
세종시도 혁신도시의 하나로 시작했으며 현재는 부산, 대구, 광주 등 10개 주요 도시에 분포돼 있다. 예를 들면 부산 영도구, 남구, 해운대구 일대는 해양도시 성격에 맞춰, 해양수산 관련기관과 금융, 영화관련 공공기관이 집중적으로 이전된다.
주거지 중심으로 개발되던 과거 택지개발지구들과 달리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해 민간 유관기관들이 연계되는 도시로, 업무와 주거공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 유형이다.
이처럼 고밀·압축·복합 개발하는 콤팩트시티는 주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크다.
즉 콤팩트시티 개발에 따른 단점은 효율성이 높아지는 만큼 주거비도 덩달아 높아진다는 특징이 있으며, 상대적으로 개발이 제한된 외곽지역은 오히려 슬럼화돼 자산 양극화가 심화되므로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볼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