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4.16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4.16 /연합뉴스

정부가 12조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회, 언론 등의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 당초 말씀드렸던 10조원보다 약 2조원을 증액한” 12조원대의 필수추경안 편성을 밝혔다. 지난 8일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유례없는 복합위기에 직면했다며 추경 10조원 편성을 거론했었다.

추경 재원의 3분의 1가량인 4조원을 소상공인·취약계층 등 민생지원에 투입할 방침이다. 소상공인의 공공요금·보험료 납부에 사용할 수 있는 연간 50만원 수준의 ‘부담경감 크레딧’을 신설하고, 연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자에 사용한 카드소비 전년 대비 증가분의 일부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상생페이백사업’도 추진한다. 저소득층 청년과 최저 신용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자금 공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서비스 내수업종으로 꼽히는 숙박·음식점의 지난 2월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감소했다. 숙박·음식점 생산은 2023년 5월부터 22개월째 횡보하는 등 2000년 관련 통계 집계이래 전례 없는 장기불황이다. 상품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의 지난 1∼2월 평균은 작년 동기보다 1.1% 감소했다. 조만간 고용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민생경제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대규모 재해·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추경 3조원 이상을 배정했다. 재해대책비를 기존의 약 5천억원에서 2배 이상 늘리고 신축 임대주택 1천호, 주택복구용 저리자금 지원 등으로 이재민의 안정을 도울 예정이다. 지난달 21일부터 경남과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나머지 4조원은 트럼프발(發) 관세전쟁 등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관세 쇼크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1.3%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서강대 허준영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예산을 1원 더 쓰면 국내총생산(GDP)이 1.45원 증가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정부가 돈을 풀면 가계지출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단기적으로 순기능이 크다. 타이밍이 중요한데 대선까지 겹쳐 긍정적이나 추경 규모가 적어 2개월 후 새정부 등장과 함께 더 큰 규모의 추경 재편성이 확실시된다. 이번 추경예산은 급한 불 진화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