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구 요구 늘어나… 행정 독립 필요성 대두

연수구와 이질성 해결·도시 경쟁력 등 강화

경제적 자립 기반 충분 자체세수 투자 가능

빠른 시일 결단 미래 위한 선택 평가될 것

문병인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정책특별보좌관
문병인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정책특별보좌관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대한민국 경제자유구역의 핵심축으로, 첨단산업과 외국인 투자유치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송도를 연수구로부터 분구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지만, 송도의 위상과 역할에 비해 행정자치권 부재가 송도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연수구로부터 분리돼 독립된 자치구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송도의 행정적 독립 필요성이다. 현재 송도는 연수구의 일부로 행정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지만, 도시의 규모와 특성은 연수구와 확연히 다르다. 약 21만명의 인구와 국제적 인프라를 갖춘 송도는 자족형 도시로 성장했음에도 기존 행정체계 하에서는 송도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데 무리가 있다. 한마디로 연수구와 송도가 서로 다른 특성과 요구를 가진 상황에서 기존 행정 관행은 주민들의 행정 서비스 만족도 저하와 도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리라 본다.

둘째, 경제적 자립 기반의 강화다. 송도는 국내외 유수기업이 입주해 있고 첨단바이오클러스터와 스마트시티 인프라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며 성장하고 있다. 이는 독립된 행정체계 하에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 연수구와 달리 경제자유구역 특성은 다양성과 혁신성이 요구되는데, 일반적인 행정 처리로는 특성을 담아내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송도가 창출하는 세수는 지역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 등 삶의 질 향상과 도시 발전을 위한 투자를 하는 데 충분하다고 본다. 혹자는 원도심의 재원 없이 송도가 자립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언론 보도 내용을 비교해 보면 연수구는 40만 인구 기준 2025년도 예산 편성 8천878억원에 불과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24년도 44만8천명 인구(송도·영종·청라) 기준 1조5천250억원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전체 예산 항목별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재원 규모로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한 해 예산 규모만 보더라도 이는 송도가 행정적 자립을 통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충분한 경제적 토대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주민 참여와 지역 특화발전의 가능성 측면이다. 송도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 수준,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가지고 있다. 경험한 바에 의하면 주민들이 가진 도시 개발 등 전문화된 수준을 행정이 따라오지 못해 애를 먹었던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주민들의 역량은 도시가 독립한 후 다양한 정책 개발과 실행에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송도의 첨단기술 기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특화된 도시 발전 전략은 원도심과 혼재된 연수구의 정책 방향과 차별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송도만의 독창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요구이다.

끝으로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독립된 행정체계, 그 자체가 도시 경쟁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송도는 UN기구, 국제학교, 글로벌 기업 등이 위치한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행정체계 하에서는 국제적 요구에 즉각적 대응이나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만약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행정 집행권자의 무지이거나 무관심의 결과로 해석될 것이다.

송도 분구는 단순히 행정구역 경계 변경이 아닌 미래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다. 독립해서는 안 된다는 빈약한 논리, 피해 의식 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송도의 독립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대한민국의 경제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송도가 독립을 통해 진정한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송도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독립된 자치구로 거듭난다면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행정 서비스의 구축은 물론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껏 극대화하는 정책적·행정적·정치적 결단으로써 송도와 인천시의 미래를 위한 매우 적절한 선택으로 평가받으리라 확신한다.

/문병인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정책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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