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학생·선생님 걱정

고통은 눈에 띄지 않아도 분명 존재

생전의 강민규 단원고 교감. /유족 제공
생전의 강민규 단원고 교감. /유족 제공

“이제라도 아버님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였다는 점이 공식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은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라 생각합니다.”

고(故) 강민규 단원고 교감의 딸인 강모씨는 16일 보내온 서면 인터뷰 답변지를 통해 이같은 심정을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의 날 지정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2월 가결되면서 강 교감은 조례에 따른 공식적인 희생자로 인정됐다.

개정된 조례는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2조 제3호 가목에 따른 사람 중 4·16세월호참사의 영향으로 사망한 사람 등의 내용을 신설해 희생자의 범위를 넓혔다.

딸 강씨는 “이번 변화가 단순한 형식이 아닌, 고인의 고통과 선택이 외면당하지 않았다는 사회적 메시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이 작은 변화들이 모여, 세월호 참사의 모든 희생과 고통을 더 온전히 기억하고 책임지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강 교감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된 이후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딸 강씨는 “교육자로서, 교사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걱정했던 아버님의 헌신을 오랫동안 외면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참사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무너진 분들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했다. 그런 분들의 고통은 수치로 기록되지 않고 눈에 띄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단원고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이를 교육의 일부로 남기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