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증원 이전 3058명’ 확정

수업 거부 유급땐 3개 학번 합쳐

“돌아와도 원하는 교육 힘들수도”

경인지역 대학들 “변화 없을 것”

지난해부터 시작된 ‘의정갈등’으로 의과대학생들이 수업에 모두 참여하지 않아 의대 수업이 1년 넘게 파행하는 가운데 교육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확정했지만, 교육 파행 장기화 우려는 여전하다.

교육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 등과 함께 의대 모집 정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천58명’으로 하는 내용의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조정 방향을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의대협회와 의총협의 건의를 바탕으로 해 3월 말까지 학생들의 전원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증원 이전 수준인 3천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그래프 참조

정부가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천58명으로 확정 발표한 17일 인천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모습. 2025.4.1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정부가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천58명으로 확정 발표한 17일 인천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모습. 2025.4.1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이후 의대생의 등록은 상당수 이뤄졌지만, 실제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으며 아직까지 의대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지난 2일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15개 의대 재학생 6천571명 중 실제 수업에 참여하거나 참여 예정인 학생은 3.87%(254명)에 그쳤다.

인천에 소재한 가천대는 245명 중 1명(0.41%)이 수업에 복귀했고 아주대(2.12%)와 성균관대(5.99%)도 수강률이 매우 낮았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24~26학번이 함께 교육을 받게 되는 ‘트리플링’으로 학사일정 자체가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24·25학번의 계속된 수업 거부로 인한 유급으로 내년도 1학년에만 26학번을 포함한 3개 학번이 겹치면 무려 1만명이 넘는 학생이 동시에 수업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천58명으로 확정 발표한 17일 경기도내 한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4.1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천58명으로 확정 발표한 17일 경기도내 한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4.1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교육부는 이날 “24·25·26학번이 겹친다면 24·25학번은 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오기 어려울 수 있고, 돌아오더라도 원하는 교육을 못 받을 수 있다”며 “이는 협박이 아니라 팩트를 말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이번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발표에도 경인지역 대학들은 큰 상황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주대 관계자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3천58명으로 발표됐지만, 아직 큰 상황 변화는 없다”며 “(트리플링을 피하기 위해)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의대 관계자는 “내년 의대 정원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어도 당장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할 순 없다”면서 “우선 학생들이 복귀했을 때 수업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욱·정선아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