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두번째 내한 공연

고양에서 오는 25일까지, 30만명 관객 동원

지속가능한 공연위해 친환경적 운영 눈길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지난 1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를 진행하고 있다. 2025.4.18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지난 1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를 진행하고 있다. 2025.4.18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That you‘ve got a higher power. Got me singin’ every second”(당신은 더 높은 힘을 갖고 있어. 날 매 순간 노래하게 해)

세계적인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지난 18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에서 관객들은 콜드플레이라는 우주를 여행했다. 화려한 시각 효과와 풍성한 음향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관객을 압도했다.

공연 시작에 맞춰 멤버들의 등장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리더 크리스 마틴은 바닥에 키스를 한 뒤, 두 손 벌려 관객들을 조종했다. 첫 곡 ‘higher power’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공연장이 흔들린다고 느껴질 정도로 팬들의 함성과 열기는 대단했다.

콜드플레이가 지난 18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에서 히트곡 ‘viva la vida’를 노래하고 있다. 2025.4.18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콜드플레이가 지난 18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에서 히트곡 ‘viva la vida’를 노래하고 있다. 2025.4.18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관객들은 한국인이 떼창의 민족이라고 불리는 것을 보여주듯, 어느 곡이나 가사를 따라 불렀다. 콜드플레이의 대표곡인 ‘viva la vida’ 전주가 나오자 관객들은 ‘오오오 오오’라며 떼창했는데, 모두가 하나 된 순간이었다. 크리스 마틴도 메인무대와 돌출무대를 뛰어다니며 관객과 함께 즐겼다.

또 크리스 마틴은 한국어로 “여러분과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라며 “한국어 서툴러도 이해해 주세요. 다들 행복하세요”라고 말하며 감사의 말을 수차례 전했다. 그는 약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공연에서 쉬지 않고 20곡을 넘게 소화하며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콜드플레이가 전하는 메시지, 사랑

“If you want love, be love. If you want peace, be peace.”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결했다. 평화와 사랑.

공연은 Planet, Moons, Stars, Home 4챕터로 나뉘어 진행됐다. 각 부분에는 사랑을 담은 노래가 포함돼 있었다.

지난 18일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에서 ’yellow‘ 곡 순서에서 관객들의 자이로 밴드로 공연장이 노랗게 물들었다. 2025.4.18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지난 18일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에서 ’yellow‘ 곡 순서에서 관객들의 자이로 밴드로 공연장이 노랗게 물들었다. 2025.4.18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밤하늘의 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yellow’를 부를 때는 공연장이 온통 노란 불빛으로 물들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를 바칠 수 있다’는 가사를 부르며 관객들은 사랑을 노래했다.

스탠딩석에서 공연을 보는 한 어머니와 딸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공연을 즐기는게 큰 인상을 남겼다. 한국에서 콜드플레이의 공연이 열리자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국가 팬들도 함께했다. 콜드플레이가 원했던 가족, 반려견 등 어느 대상에 사랑을 전하자는 의도가 통한 것.

크리스 마틴도 Home 챕터 ‘fix you’를 부르기 전, 카메라에 잡힌 관객 한명 한명을 위로했다. 공연 마지막 곡인 ‘feelslikeimfallinginlove’를 부르고 난 뒤엔 크리스 마틴이 직접 한국어로 “사랑을 믿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연을 관람한 유하준(27)씨는 “평생 잊지 못할 공연”이라며 “콜드플레이의 메시지는 갈등과 이기주의로 가득 찬 현대사회에 평화와 사랑의 작은 씨앗을 심어야 한다는 감동을 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콜드플레이는 지구에 대한 사랑을 보여줬다. 콜드플레이는 월드 투어가 탄소 소비가 많아 환경에 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한동안 월드 투어를 지양했다. 최근엔 공연 수익을 환경에 기부하고 메시지를 전파한다.

공연장에는 플라스틱 페트병이 반입되지 않았으며, 응원봉 역할을 하는 자이로 밴드는 매 공연마다 회수해 재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키네틱 플로어(움직이는 바닥)를 설치해 일부 전력을 만들기도 했고, 파워 바이크를 설치해 관객이 직접 공연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했다.

한편 지난 1996년 결성된 콜드플레이는 크리스 마틴(피아노·보컬), 조니 버클랜드(일렉기타), 가이베리먼(베이스), 윌 챔피언(드럼)으로 구성됐다. 지난 16일부터 시작한 내한 공연은 오는 25일까지 6회의 공연을 선보이며 약 30만명의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역대 내한 가수 중 최다·최대 규모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